박완주 민주당 정책위원회 의장은 18일 당 원내대책회의에서 “550만 명의 자영업자 중 법적 소상공인(329만 명)에 포함되지 않는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문화예술인, 법인 택시기사의 어려움까지 책임지겠다”며 “정부 지원 사각지대에 있던 220만 명의 자영업자들까지 껴안는 추경이 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14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해 소상공인 320만 명을 대상으로 300만원씩 지원하겠다고 발표한 것에서 지원 대상을 더 늘리겠다고 밝힌 것이다.
민주당은 전날 비공개 당정 협의에서도 추경 증액을 강하게 요구했지만, 정부는 원안(14조원)을 유지하겠다는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박 의장은 “재정당국의 어려움은 알지만 당 입장에서는 부족하다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며 “지원 단가와 대상, 둘 다 넓힐 수 있는지에 대해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추경을) 찔끔찔끔하면서 국민들 속 태우지 말고 확실한 손실보상을 해야 할 것”이라며 “소상공인 지원금을 최대 1000만원까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손실보상률을 현행 80%에서 100%로 올리고, 손실보상 하한액도 50만원에서 100만원으로 높여야 한다고도 제안했다.
기재부는 당초 제시한 14조원에서 규모를 더 키우긴 어렵다는 입장이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14조원 추경안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며 “국회 심의 과정에서 이러한 정부 입장이 존중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21일 국무회의에서 추경안을 의결한 뒤 24일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25일부터 임시회를 열어 추경안을 심사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열린 소상공인연합회 신년인사회에 참석해 “25조~30조원 규모의 실행 가능한 추경안을 만들자고 했는데, 정부가 제시한 14조원은 너무 적다”며 “여야가 합의해 증액하면 정부가 반대할 리 없다”고 했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도 같은 행사에서 “14조원에서 선심성 예산을 빼면 손실보상에 대한 돈은 얼마 되지도 않는다”며 “정부와 여야가 머리를 맞대고 제대로 보상할 추경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세희 소상공인연합회 회장은 “소상공인 50조원 지원안이 현실화되려면 이번 추경에 절반인 25조원 이상이 반영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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