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감형 디지털 미디어 콘텐츠 제작사인 디스트릭트가 세계적으로 유명한 크립토아트 작가들과 협업을 통해 ‘NFT(대체불가능토큰) 아트’ 작품에 도전한다. 크립토아트는 디지털 암호화 기술을 예술에 접목한 장르로, 그간 이 회사가 디자인 분야에서 쌓아온 역량에다 NFT 기술을 적용해 신사업을 개척하겠다는 의도다. 해외에서처럼 고가의 NFT아트 작품을 내놓을 수 있을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크립토아트 창작물에는 NFT 암호 기법이 쓰인다. NFT는 전자적으로 위·변조가 불가능한 진품 증명서 구실을 하면서 무형의 창작물에 자산 가치를 부여한다. 디스트릭트는 해당 작품을 이 회사가 운영 중인 강릉 아르떼뮤지엄과 자체 개발 중인 메타버스 플랫폼 등에 함께 전시할 계획이다. 디스트릭트 관계자는 “고정된 디지털 이미지나 동영상 파일만을 제공해왔던 기존의 NFT 작품과 달리 온·오프라인 공간을 방문하는 관람객 의견을 반영하는 등 ‘작품의 진화’ 개념을 넣은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인터랙션 작업을 거치면 작품 속 숲속의 잎사귀를 풍성하게 늘리는 등 변형이 가능해진다.
전시 후에는 영국 소더비 등 유명 경매회사를 통해 작품을 판매(경매)하기로 했다. 이 대표는 “세계적인 디지털 아티스트 비플의 NFT 작품은 지난해 크리스티 뉴욕 온라인 경매에서 약 7000만달러에 낙찰됐다”며 “디스트릭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아직 무명이지만 유명 해외 작가와 협업 작품을 내놓을 것이기 때문에 경매 가격이 상당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뉴욕의 ‘원 타임스 스퀘어’ 빌딩 전광판에 설치한 높이 102m의 가상 폭포(작품명 워터폴)가 물줄기를 쏟아내리는 작품이 세계적인 이목을 집중시키면서 일약 글로벌 디자인업계의 ‘블루칩’으로 떠올랐다. 특히 특정 기업에서 수주하는 형태가 아니라 자체 저작권을 갖고 다량 복제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들어 주목받았다. 이 대표는 “사내 예술가그룹인 ‘에이스트릭트’ 직원들이 높은 수준의 디자인 역량을 갖춰 실험적 작품을 만들 수 있었다”며 “NFT 아트도 직원들을 믿고 추진한 사업”이라고 했다.
올해에는 그간 제작한 작품과 세계 미디어 아티스트의 작품을 모아 인터넷 오픈 플랫폼도 만들 계획이다. 플랫폼을 통해 글로벌 LED(발광다이오드) 전광판 수요자에게 일정 기간 작품을 구독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것. 디스트릭트는 국내 최대 미디어아트 전시관인 ‘아르떼 뮤지엄’도 운영 중이다. 제주, 여수, 강릉 등 세 곳의 전시관에서 실감형 미디어 아트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2020년 10월 개관한 제주 전시관은 개관 이후 105만 명이 방문했다.
김동현 기자 3co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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