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옵티머스시스템은 로봇제어기술과 가상현실을 융합한 군사훈련 시뮬레이터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 대구 기업이다. 이 회사 김남혁 대표는 18일 “2015년 제품 개발 후 지난해 말 첫 수출에 성공했다”며 “올해부터 세계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 회사가 제품을 수출하는 국가는 7곳, 관심을 가진 국가는 40여 곳에 달한다. 김 대표는 본격적인 양산과 수출을 위해 지난달 대구시와 협약을 맺었다.
대구테크노폴리스 1만1598㎡ 부지에 144억원을 투자해 본사와 공장을 옮기기로 했다. 올해 말 완공될 공장은 지금보다 7배 확장된다.
이 회사는 2009년에 경기도 용인에서 창업했다. 그동안은 성서5차산단의 공장을 임차해서 제품을 생산해왔다. 많은 스타트업이 수도권에 있는 것을 선호하지만, 옵티머스시스템은 지방을 기반으로 성장한 것이다.
옵티머스시스템이 대구로 본사를 옮기기로 한 것은 대구시가 추진한 로봇 등 ‘5+1 신산업’ 육성정책 때문이다. 이 회사는 2012년 이후 대구시와 대구기계부품연구원의 다섯 차례에 걸친 로봇제어모듈 연구개발(R&D) 지원으로 급성장했다. 그 결과 VR 관련 핵심특허를 5개 획득했다.
2019년 12억원이던 매출은 지난해 80억원에 달한 뒤 올해는 200억원을 넘을 전망이다. 김 대표는 “서울과 대구의 병사들이 같은 가상공간에서 전투를 할 수 있다”며 “메타버스 업계에서도 관심이 높다”고 했다.
이 회사는 기술력을 알아본 육군사관학교와 함께 작전개념을 적용해 군사훈련 시스템을 개발하고 있다. 개발한 제품들은 한 세트에 수억원에 이를 정도로 부가가치가 높다.
특히 2019년 열린 세계 4대 국방전시회인 미국 AUSA에서는 미군 핵심관계자와 국방부 등록업체들이 탐을 낼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김 대표는 “이미 개발된 디바이스를 짜맞춰 제품을 만들지 않고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 구현하려면 제조여건이 뛰어나야 하는데, 대구는 주문량이 작더라도 최고의 제품을 만들 수 있는 여건을 갖췄다”며 “기술개발지원, 인재공급도 원활했다”고 평가했다.
대구시는 신산업 인재양성 정책인 ‘휴스타사업’을 2019년 시작해 기업이 필요한 교육을 교과과정에 반영해주고 있다. 김 대표는 “휴스타 졸업생을 3년 연속 채용해 인재확보에 애로가 없었고, 공장임차비용도 수도권의 4분의 1에 불과했다”고 만족해했다.
김 대표는 “대규모 군사훈련을 하려면 주변국과의 마찰로 많은 외교적 문제가 발생하고 비용도 막대해 VR을 활용한 군사훈련 시장은 급성장하고 있다”며 “올해 수출을 본격화해 글로벌 기업 도약의 원년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대구=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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