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비 9000원 웬말…차라리 직접 포장해가겠다" 분노

입력 2022-01-18 22:00   수정 2022-01-19 15:04

“요즘은 배달비가 거의 1인분 음식값 수준이라 배달 음식이 꺼려져요.”

배달 음식을 즐겨 먹는 대학원생 박모 씨(29)는 최근 배달 음식일 시키는 횟수가 확 줄었다. 배달비가 너무 많이 올라서다. 어지간한 음식을 시키려면 최소 4000~5000원은 줘야 한다. 그는 “최근엔 배달 어플리케이션(앱)에서 배달팁을 1만원까지 받는 업체도 봤다. 아예 안 시켜 먹거나, 정 먹고 싶으면 매장에 직접 들러 포장해온다”고 말했다.

최근 배달 플랫폼과 배달대행 업체들이 속속 수수료를 올리면서 자영업자와 소비자들 부담이 커지고 있다. 자영업자들은 울며 겨자먹기로 음식값을 올리거나 소비자가 부담해야 할 배달비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배달비만 최대 1만원 가까이 책정되는 사례도 나왔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대다수 배달대행 업체는 이달부터 배달대행 수수료를 500~1000원 인상했다. 지난해 평균 3300원이었던 수도권 기본 배달대행료는 4400원 수준으로 1년 만에 30% 정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현장에선 수도권 기준 평균 배달 수수료가 5000~6000원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배달비 부담에 음식 배달 횟수를 줄이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 출퇴근 문제로 혼자 자취하고 있는 손모 씨(31)는 “배달비가 너무 올라 치킨이나 떡볶이 같은 저렴한 메뉴를 주문해도 배달비를 포함하면 3만원 가까이 부담해야 하는 경우가 다반사”라며 “편의점에서 사먹거나 밀키트를 주문해 식사를 해결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최근 9000원이 넘는 배달비를 봤다” “단건 배달이나 피크타임 주문시 배달비가 건당 9000~1만원까지 치솟는다” 등의 글이 올라왔다.

배달 대신 '포장 주문' 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도 많다. 포장 주문은 앱에서 음식 포장을 미리 주문·결제하고 예약한 시간에 매장에 들러 가져가는 서비스다. 배달앱 요기요에 따르면 지난해(1~11월 기준) 포장 주문 건수는 전년 대비 100배 폭증했다. 요기요 포장 주문 서비스는 2015년 8월 도입됐지만 지난 5년간 실제 이용객은 드물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이용자 수가 급증했다. 배달의민족에서도 포장주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1월 3.5%에서 9월 12.6%로 네 배 가까이 늘었다.

서울 강남구의 한 치킨 프랜차이즈 매장 관계자는 “최근 배달료가 많이 오르면서 하루에 20여건 정도는 포장을 요청하는 주문”이라며 “주말엔 40건 넘게 포장 주문이 들어올 때도 있다”고 귀띔했다. 겨울에는 포장 주문 수요가 거의 없지만 최근 1년새 배달비 인상이 가팔라지면서 추운 날씨에도 포장 고객 비중이 높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소비자들이 배달팁 부담을 호소하자 포장주문 고객들을 위해 ‘드라이빙 픽업’ 서비스를 도입하는 업체들도 생겨나고 있다. 최근 롯데GRS는 롯데리아에서 드라이빙 픽업 서비스를 시작했다. 소비자가 롯데GRS의 자체 앱 ‘롯데잇츠’에 차량번호·차종 등 정보를 등록하고 제품을 주문하면 소비자가 매장 앞에 도착했을 때 직원이 나와 직접 음식을 전달하는 방식이다. 소비자가 차에서 내리거나 주차할 곳을 찾지 않아도 돼 덜 번거롭다. 도미노피자도 2019년 4월부터 드라이빙 픽업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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