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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후보가 최근 ‘이대남’ 공약에 집중한 게 지지율로 나타난 것이란 분석이다. 윤 후보는 6일 페이스북에 ‘성범죄 처벌 강화, 무고죄 처벌 강화’라는 문구를 시작으로 ‘여가부 폐지’(8일) ‘병사 봉급 월 200만원’(9일) 등 20대 남성을 타깃으로 한 공약을 쏟아냈다.
반면 ‘이대남’과 ‘이대녀’ 사이에서 전략적 줄타기를 해온 이 후보는 최근 2030 여성 지지율까지 흔들리는 분위기다. 문재인 대통령 지지 성향이 강한 여성 중심 커뮤니티엔 윤 후보를 지지하겠다는 글이 쏟아지고 있다. 이날 여성 인권 등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닷페이스’에 이 후보가 출연한 내용이 공개되면서 민주당은 2030 여론에 미칠 여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 후보가 닷페이스 인터뷰에 응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채널 성격을 ‘페미니스트 방송’이라고 규정한 2030 남성들이 크게 반발했다. 민주당은 “다양한 이야기를 듣겠다는 차원”이라면서도 이 후보의 젠더 관련 발언이 부각되는 건 경계하고 있다.
민주당에 청년층의 욕구를 제대로 대표할 인물이 없다는 평가도 나온다. 또 다른 민주당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이준석이라는 인물이 있는데, 우린 그런 인물 자체가 없다는 게 너무 불리하다”며 “매력적인 청년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청년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공모주 청약 배정 물량 중 일부를 청년에 우선 배정하는 내용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이미 지난해 1월 공모주 균등배정 제도를 도입해 개인투자자를 배려하고 있는 만큼 불공정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의 ‘미투 폄훼’ 논란에 윤 후보와 국민의힘이 크게 반응하지 않는 것도 미투에 부정적인 20대 남성의 표심을 의식한 것이란 분석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라디오에서 “안희정 씨 사건에 대해 말이 많았지만 그중 실제 피해자에게 2차적인 불편을 초래한 경우는 전혀 없었다”며 김씨의 발언을 사실상 옹호했다. 선대위 여성본부에서 고문을 맡았던 이수정 경기대 교수는 SNS에 김씨의 발언과 관련해 사과한 뒤 2030 남성들로부터 비판을 받자 고문직에서 사퇴했다.
당내에선 여가부 폐지 등 눈에 띄는 공약으로 단시간에 ‘이대남’의 표심은 잡았지만, 장기적인 지지율로 이어가려면 청년 세대가 고민하는 근본적 과제인 일자리 등과 관련한 대책을 내놔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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