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질이 대부분인 대나무가 주식인 판다의 몸매가 통통한 이유가 밝혀졌다.
19일 연합뉴스는 중국과학원 동물연구소의 웨이푸원 교수가 이끄는 연구팀은 야생 판다의 분변을 실험용 생쥐에게 이식해 장내 미생물군에서 답을 찾은 연구 결과를 생물학 저널 '셀 리포트(Cell Reports)' 최신호에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저널 발행사인 '셀 프레스'에 따르면 연구팀은 친링(秦嶺)산맥 서식지에서 모은 판다의 분변을 무균 생쥐에게 이식하고 3주에 걸쳐 판다가 먹는 것과 같은 대나무 먹이를 제공했다.
그 결과, 죽순이 나는 늦봄에서 초여름에 채집된 판다 분면을 이식받은 생쥐가 같은 먹이를 먹고도 섬유질로 된 잎만 먹는 계절에 모은 분변을 이식받은 생쥐들보다 체중과 지방이 더 많이 늘어났다.
죽숙이 나는 계절에 판다의 장내에 '클로스트리듐 부티리쿰(Clostridium butyricum)이라는 세균이 현격히 늘어나는데, 이런 장내 미생물군의 변화가 판다의 신진대사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판다가 멸종 위기의 취약 동물이라 생쥐를 대상으로 간접 검증했다"면서 "C.부티리쿰의 대사 산물인 '부티라트(butyrate)가 'Per2'라는 생체리듬 유전자 발현을 늘려 지방 합성과 저장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파악했다"고 말했다.
단백질을 비롯해 상대적으로 영양가가 많은 죽순이 새로 돋는 계절에 C. 부티리쿰의 활동으로 최대한 체중을 늘리고 지방을 저장했다가 섬유질밖에 없는 대나무 잎을 먹는 계절에 보상을 받는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야생동물의 장내 미생물군과 겉으로 드러난 특징과의 인과관계에 관한 연구는 이제 시작 단계다. 어떤 세균이 도움이 되는지 밝혀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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