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이 접목될 분야는 폭넓다. AI 스타트업들은 고민이다. 어떤 형태로 수익을 내고 업계에 존재감을 드러내야 하는지가 과제다. 창업주가 AI 전문 역량을 보유한 스타트업 아크릴은 한때 기업들의 AI 트랜스포메이션을 도왔다. 이제는 쌓은 기술력으로 자사 플랫폼 확장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두 가지 모두를 완수해 내는 AI 스타트업은 흔치 않다.
아크릴은 최근 ‘AI 병원’ 설립 계획을 밝혔다. 핵심 키워드는 온·오프라인 융합(OMO)이다. 박외진 아크릴 대표는 “AI 병원은 환자 진료부터 병원 행정, 나아가 건강한 삶을 지원하기 위한 목적에서 추진하는 것”이라며 “AI 기반 다양한 소프트웨어(SW)형 의료기기와 헬스케어 시스템, 그리고 의료 빅데이터 등 혁신적인 의료 서비스를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아크릴 창업주인 박 대표는 KAIST 전산학과 박사 출신이다. 창업 경험은 처음이 아니다. 첫 창업은 박사 과정 재학 중 휴대폰에 탑재되는 가속도 센서를 만드는 기업이었다. 휴대전화에서 걸음 수를 잴 수 있는 솔루션을 개발해 삼성전자 '만보기 폰'에 적용시키기도 했다. 회사는 2007년 미국 실리콘밸리 기업에 매각되며 창업자로선 성공을 거뒀다.
AI 플랫폼 ‘조나단’이 탄생한 출발점이다. 보다 많은 기업들이 신기술의 수혜를 누렸으면 하는 것이 박 대표의 이상이었다. 아크릴 창업 이후 집중 개발한 조나단은 자연어처리·대화·비전·의료·추천 등 6개 AI 기술 분야, 19개 AI 모델로 진용이 꾸려졌다. 기업이나 기관이 AI를 도입할 때 필요로 하는 모든 솔루션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 목표. 조나단에는 대화 및 시청각 지능 엔진 기술이 포함돼 있다. 데이터 분석 및 학습 데이터 태깅 시스템 등 쌓아온 원천 기술이 솔루션에 모두 녹아있다. "기업들의 AI 트랜스포메이션에는 최적의 툴이다"는 것이 아크릴 측의 설명이다.
최근 아크릴은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지난해 말 내세운 AI 병원이 첫 번째 과제다. 지금까지는 기업들의 AI 조력자 역할을 자처했다면, 이제는 AI 기술 기업으로서 전면에 나서는 사업을 하고 있다. AI 병원은 통상 진단·원무 프로세스·환자 중심 서비스·연구가 요구된다. 아크릴은 의료기업 파인헬스케어와 관련 작업을 지속하고 있다. 파인헬스케어는 조나단과 의료정보시스템(HIS)을 통합한 새로운 활용 시스템을 구축할 예정이다. 기업의 AI 조력자 역할을 하던 솔루션을 자사 사업 확장에 본격적으로 접목한 것이다.
타깃은 해외를 우선하고 있다. 의료 인프라가 열악한 지역을 먼저 찾아나섰다. 러시아·카자흐스탄·우즈베키스탄 등 7곳이 주요 수출 대상이다. 전문 의료 자원이 부족한 곳들이다. 박 대표는 “아크릴은 최고의 AI 기술로써 건강하고 행복한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시은 IT과학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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