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1일 자신의 '봉이 김선달' 발언을 직접 사과하기 위해 전국 승려대회가 열린 서울 조계사를 방문하려 했지만, 결국 행사장에 들어가지 못하고 국회서 사과문을 발표했다.
정 의원은 이날 조계사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오는 중에 그냥 국회 정론관에서 사과 발표하는 게 좋겠다고 들었다"며 발길을 돌렸다.
정 의원은 "전국 승려대회가 열리는 조계사에서 말씀드리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서 국회 정론관에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저로 인해 불교계에 심려를 끼쳐드린 것에 대해 참회와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전했다.
그는 "지난 몇 달간 저 스스로 많은 성찰과 사색의 시간을 가졌다"면서 "불교계의 고충과 억울한 점도 인식하게 되었다. 다시 한번 정중하게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일을 계기로 더 낮은 자세로 경청하고 국민과 불교계 상생발전을 위해 더욱 정진하겠다"면서 "소중한 문화재를 지켜 오신 불교계와 스님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법과 제도를 정비하는데 미력하나마 제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일각에서 제기된 탈당 요구를 우회적으로 거절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조응천 민주당 의원은 20일 CBS라디오와 인터뷰에서 "솔직히 차마 말은 못 하지만 마음속으로 자진해서 탈당해줬으면 하는 의원들이 주위에 많을 것"이라며 "지금처럼 선당후사가 필요한 때가 언제인가"라고 자진 탈당을 요구했다.
조 의원은 정 의원을 향해 "공개적으로 자기를 지목해 자꾸 사퇴하라고 하는데 얼마나 괴롭겠냐"며 "만약 제가 그렇다면 되게 민망하고 괴로울 것 같은데 저렇게 그냥 있는 것을 보면 참 대단하신 분이다"라고도 했다.
그는 "사랑하기에 헤어졌노라 그런 얘기도 있지 않으냐"면서 '지금 그런 결단이 필요할 때라고 보느냐'는 진행자의 질문에 "개인적으로 그렇게 생각한다"고 답했다.
정 의원은 앞서 18일 “‘이핵관’(이재명 후보 측 핵심관계자)이 찾아와 이재명 후보의 뜻이라며 불교계가 심상치 않으니 자진 탈당하는 게 어떠냐고 했다”면서 “컷오프(공천 배제) 때도 탈당하지 않았다. 내 사전에 탈당과 이혼이 없다고 단호하게 거절하고 돌려보냈다”고 강경한 태도을 밝혔다.
이날 조계사에서 열린 전국 승려대회에 참석한 스님들은 정 의원이 사찰의 문화재관람료 징수를 '통행세'에 비유한 발언 등을 계기로 정 의원 제명과 문체부 장관 사퇴, 문재인 대통령 사과 등을 요구하기 위해 전국 승려 5000여 명이 참석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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