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WSJ)은 20일 미국 부동산중개협회(NAR)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기존 주택 매매 건수가 전년보다 8.5% 증가한 612만 건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 2006년(648만 건) 이후 가장 많은 거래량이다.
지난해 팔린 기존 주택의 중위가격(중간값)은 34만6900달러(약 4억1400만원)로 전년보다 16.9% 상승했다. 1999년 이후 22년 만의 최대 상승폭이었다. 작년 말 기준 시장에 나와 있는 주택 재고량도 91만 채로 1999년 이후 최저였다. 기존 주택 거래는 미국 전체 주택시장 거래량의 90%를 차지하며 나머지 10%가 신규 주택 거래다.
저금리 속에 모든 유형의 주택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WSJ는 분석했다. 30대 초중반을 중심으로 생애 첫 주택 구입자가 증가하고 원격근무자들이 교외의 고급 주택을 대거 사들였다는 설명이다. 주택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해 기존 주택 소유자들도 집값이 더 오를 것으로 보고 주택을 팔지 않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 때문에 지난달 기존 주택 중위가격은 35만8000달러로 전년 동월보다 15.8% 뛰었다.
부동산 중개업체인 질로우의 제프 터커 이코노미스트는 “올해 1분기까지 미국 주택시장 분위기가 계속 달아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올 하반기부터 대출금리가 큰 폭으로 오르면 주택 수요가 줄어들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해 말부터 매매시장 열기가 조금씩 식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NAR에 따르면 작년 12월 연율로 환산한 기존 주택 매매 건수는 618만 건으로 전월보다 4.6% 줄었다. 2020년 12월에 비해선 7.1% 감소했다.
WSJ는 “현재 건설 중인 주택 수가 최근 몇 년의 평균치를 넘는 것을 고려할 때 향후 가격 상승폭이 줄어들 수 있다”며 “다만 공급망 문제와 노동력 부족으로 주택 공급이 원활할지가 관건”이라고 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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