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하늘길로 번졌다.
미국 교통부는 21일(현지시간) 미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중국 항공사 항공편에 무더기 운항중단 조치를 결정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교통부는 성명문을 내고 미국에서 중국으로 가는 중국 4개 항공사 항공편 44편에 대해 이러한 조치를 한다고 밝혔다.
4개 항공사는 중국국제항공과 중국남방항공, 중국동방항공, 샤먼항공 등이다. 이달 30일 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를 떠나 중국 푸젠성 샤먼으로 가는 샤먼항공의 항공기를 시작으로 3월 29일까지 진행된다.
미국 교통부의 결정은 중국 당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미국 국적기의 중국 입국을 막은 것에 대한 '맞불'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중국 당국은 일부 승객에게서 코로나19 양성 반응이 나왔다면서 유나이티드 항공 20편, 아메리칸 항공 10편, 델타 항공 14편 등 미국 국적기 44편을 입국 금지했다.
미국 교통부는 중국의 조치에 반발했다. "공익에 반하고 비례적 조치를 정당하게 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양국 간 합의에 맞지 않게 일방적 조처를 한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때문에 중국이 미 항공사들의 상황을 개선할 경우 미국도 이번 조치를 재고할 준비가 돼 있다고 전하면서, 중국 측에서 추가로 항공편 취소에 나설 경우 미국도 추가 대응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발병 이전의 2% 수준인 주당 200편 정도로 국제 항공편 규모를 줄였지만, 미국 항공편을 취소한 건 지난해 12월부터였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해 8월에도 항공기 승객을 40%로 줄이며 신경전을 벌였다. 코로나19 이전에 미·중 간에는 주당 100편 이상의 항공편이 가동됐으나 코로나19 이후엔 20편 정도에 그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항공 뿐 아니라 미국과 중국은 경제, 안보 등 각 분야에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2월 중국에서 개최 예정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는 미국이 정주 대표단을 보내지 않는 '외교 보이콧'을 선언하기도 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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