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 가치가 경쟁력"…브랜드 리뉴얼 나선 건설사들

입력 2022-01-23 16:56   수정 2022-01-24 00:47

기존 주택 브랜드를 리뉴얼하거나 새로운 브랜드를 도입하려는 건설사가 늘어나고 있다. 아파트 브랜드가 단지 가치에 미치는 영향이 커져서다. 브랜드 인지도와 이미지를 끌어올려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등 도시정비사업에서 수주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움직임과도 관련이 깊다.

부동산 업계에 브랜드 선호 현상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부동산R114와 한국리서치가 전국 성인남녀 4156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10명 중 9명(92.4%)이 건설사의 브랜드 가치가 가격 상승에 영향을 미친다고 답했다. 건설사들이 브랜드 새 단장에 나서는 이유는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수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어서다. 수주 이후에도 프리미엄 브랜드를 도입하기 위해 시공사 교체를 요구하는 조합도 늘어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새로운 주택 브랜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박경일 SK에코플랜트 사장도 지난 3일 신년사를 통해 연내 브랜드를 신설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SK플랜트 측은 기존 브랜드인 ‘SK 뷰(VIEW)’와 함께 별도의 브랜드를 출시해 주택시장 공략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DL이앤씨가 2020년 e편한세상 BI(브랜드이미지)를 바꾼 데 이어 삼성물산도 지난해 브랜드 래미안을 영어로 표기하는 등 브랜드 리뉴얼에 나서고 있다.

중견 건설사들도 브랜드 재정비에 적극적이다. 주택시장 ‘먹거리’가 줄어든 대형 건설사들이 인기 브랜드를 앞세워 지방 분양시장까지 적극 진출하고 있어서다. ‘변화가 없으면 살아남기 힘들다’는 위기감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신동아건설은 브랜드 경쟁력 강화 일환으로 14년 만에 주택 브랜드 ‘파밀리에(FAMILIE)’를 리뉴얼한다. 신동아건설 관계자는 “다음달 초 새롭게 정비한 브랜드를 공개할 예정”이라며 “파밀리에 이름은 유지하지만 BI, 심벌, 색상, 디자인 등을 개편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문건설은 지난해 8월 프리미엄 브랜드 ‘동문 디 이스트’를 선보였다. 2000년 주력 브랜드 ‘동문굿모닝힐’을 사용한 이후 20여 년 만에 내놓은 브랜드다. 한양도 지난해 ‘수자인’의 로고·디자인 변경을 비롯해 전체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소비자의 니즈에 맞춰 전면 개편했다. 기존 브랜드인 ‘한양 립스’를 갖고 있는 한양건설도 같은 달 프리미엄 브랜드 ‘더 챔버’를 선보였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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