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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텐츠 제작이 어렵지 않다 보니 작년에 3700만여 명의 유튜버가 80개 언어로 1분마다 약 500시간 분량의 영상을 올렸다고 한다. 또한 23억 명의 시청자가 하루 10억 시간 이상을 접속했다니, 유튜브의 글로벌 플랫폼은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미디어로 부상했다. 특히 한국에서는 광고가 붙는 유튜버가 10만여 명으로, 인구 대비로는 세계 최대며, 일부 성공 사례가 알려지면서 청소년들이 가장 선호하는 직업군으로 등장했다. 이용자도 4000만 명이 넘었다니, 나라 전체가 유튜브에 빠진 셈이다. 유튜브 하나가 거대한 공영방송을 뒤흔드는 사례도 심심찮게 등장하지 않는가.
누구라도 원하는 내용을 자유롭게 송출할 수 있고, 궁금한 이슈를 언제라도 찾아볼 수 있으니 얼마나 좋은 세상인가. 표현의 자유와 학습의 혜택이 사이버 공간에서 무한대로 주어진 셈이다. 게다가 때로는 상당한 수입도 올릴 수 있으니, 유튜브는 지속적으로 활성화될 수밖에 없는 공급과 수요의 생태계를 갖고 있다. 더불어 왜곡된 정보의 일방적인 유포로 인한 부정적 여파도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제목에 혹해서’ 들어가 보면 ‘가짜를 진짜’로 호도하는 영상이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 정치적 편향성은 차치하고라도 악성루머로 사이버 폭력을 당하는 사례도 급증하고 있다. 유튜브가 자녀에게 부정적 영향을 준다는 응답이 93%나 된다는 조사도 있다.
특히 한국처럼 사회적 갈등이 많고 자정(自淨)기능이 취약한 환경에서는 어떻게든 자기 이득만 챙기는 행태가 더욱 만연해 있다. 익명의 탈을 쓰거나 인공지능(AI)과 아바타 등을 동원하는 수법도 점차 교묘해지고 있다. 심지어 필자를 연예인이나 학교에 엮어 허위로 가득한 영상도 버젓이 올라와 있으니, 누구라도 악성루머로 인한 정보전염병(infodemic)에서 안전하지 않다. 물론 이 인포데믹에 대한 백신이나 치료제는 유튜버의 신뢰성에서부터 찾아야 한다. 그러나 사이버 공간에서 타인에게 큰 상처를 주는 무분별한 행태를 엄격히 규제하지 않는다면 어느 누구도 유튜브의 범람으로 인한 또 다른 악질(惡疾)에서 자유로울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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