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후보는 이날 한 연설에서 서울 잠실동 석촌호수 인근에서 즉석 연설을 하고 “검찰 공화국의 공포는 우리 눈앞에 닥친 일”이라며 “과거 정권 때는 혹시 잘못한 게 없나 가혹하게 털긴 해도 없는 죄를 만들지는 않았지만, 이번에 지면 없는 죄로 감옥에 갈 것”이라고 말했다. 야당이 집권에 성공하면 검찰을 중심으로 한 대규모 정치보복이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이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검찰을 동시에 겨냥한 비판도 나왔다. 이 후보는 “실제로 죄도 안 되는 사람을 마구 압박하고 기소해 ‘나는 죄짓지 않았지만 살아날 길이 없겠구나’ 해서 극단적 선택을 하는 사람도 나온다”며 “왜 특수부 수사만 받으면 자꾸 세상을 떠나나”라고 지적했다. 대장동 수사 중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들을 거론하면서 본인과의 관계를 부정하고, 검찰의 무리한 수사를 지적한 발언이라는 해석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후보가 검찰의 정치적 편향성을 지적했다면서도, 해당 발언이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이 후보의 의혹을 부각시키는 역효과로 이어질지 우려하고 있다.
하지만 이 후보의 발언을 두고 여권 내에서도 평가가 엇갈렸다. 이 후보가 윤 후보의 약점인 검찰의 정치개입 의혹을 지적했지만, 오히려 자신에 대한 의혹을 의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수 있다는 것이다. 한 민주당 선대위 관계자는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도 지난 대선에서 ‘제가 MB(이명박)아바타입니까’라고 했다가 오히려 유권자들에게 이명박 전 대통령과 유사하다는 이미지를 심어줬다”며 “이 후보가 지지를 호소하다가 실언을 한 것 같다”고 우려했다.
국민의힘은 “이 후보의 주장은 도둑이 제 발 저리는 것”이라며 “지금 있는 죄로도 (감옥에 가기에) 충분하다”고 공격했다. 윤 후보는 기자들을 만나 “없는 죄를 만들어 감옥 보내는 정권이 생존할 수 있겠나”라고 되물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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