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정치적 고향' 성남서 울먹 "가족 상처 그만 헤집으라"

입력 2022-01-24 17:25   수정 2022-01-24 17:26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성남에서 자랐던 유년 시절을 회상하면서 "우리 가족의 아픈 상처를 그만 좀 헤집으라"면서 울먹였다. 그는 "망신당하는 일이 있더라도 공무에 형님이 개입하는 일을 허용해서는 안 되겠다고 생각했다. 정말 잘못했다"며 '욕설 논란'에 대해서도 재차 사과했다.

이 후보는 24일 경기 성남 상대원시장에서 연설을 통해 "가족이 공무에 관여하면 그게 친인척 비리이자 시정개입"이라면서 "그것을 막느라 (욕설 논란이) 벌어졌다"고 말했다.

그는 "공직자로서 욕을 하지 않고 끝까지 참았어야 했는데 잘못했다. 하지만 (형님이) 어머니를 폭행해 병원까지 갔다"며 "제가 인덕이 부족하다. 어머니와 형님도 이제 떠나셨으니 다시는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이제는 이 문제로 우리 가족들의 아픈 상처를 그만 좀 헤집으라"고 호소했다.

그러면서 "형님은 (욕설 통화를) 다 녹음해놨는데 와서 빌고 하라는 대로 하면 공개하지 않을 것이고 (자신이) 시정에 관여하는 말을 듣지 않고, 전화도 받지 않으면 공개하겠다고 했다"며 "평생 망신일 것이라고 생각이 들어 형님의 요구를 들어드릴까 했지만, 결론은 그렇지 않았고, (욕설 통화가) 공표돼 돌아다니며 십여 년간 저를 압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정과 친인척 비리는 사실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정말 어렵다. 성남에 계신 분들은 알겠지만 다른 형제들도 저한테 도움 하나 받은 것 없이 청소회사의 직원으로 성실하게 일하고 있다"며 "여러분께서 제가 폭언한 것을 비난하더라도 최소한 우리 형제들이 시정에 개입하지 못하도록 공정하려고 노력했던 부분을 조금만 살펴달라"고 부연했다.


이 후보는 이날 연설에서 중간중간 울먹이고 눈물을 흘리며 하늘을 바라봤다. 성남에서 자란 자신의 유년시절을 회상하면서 지역 곳곳에 새겨진 자신의 추억도 언급하는 모습이었다.

그는 "이곳에는 우리 아버지, 어머니의 숨결이 여전히 남아 있다. 제가 우리 가족 그리고 어려운 환경에서도 함께 공장에서 일한 수많은 사람들을 위해 지금보다 수십 배 더 열심히 하겠다"며 "이 골목에서 아버지의 더러운 리어카를 뒤로 밀면서 살았다. 저의 이 참혹한 삶이 제가 어떤 곤경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나아가는 원동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제가 하는 정치에는 제 삶이 모두 투영돼 있다. 교복을 입어보지 못해서 선배의 교복을 물려 입는 아픈 마음을 덜어주고 싶어 무상교복 사업을 시작했다"며 "앞으로도 여러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후보는 지난 2010년부터 2018년까지 시장을 역임하는 등 성남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셋째 형인 이재선 씨와 갈등을 빚으면서 생긴 욕설 녹취도 바로 이 시기에 이뤄졌다.

한편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도 이날 이 후보의 성남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에 동행해 '원팀' 선거운동에 힘을 보탰다. 이 후보 측에서 먼저 일정 동참을 요청했으며 이 전 대표가 이를 흔쾌히 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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