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따상’(공모가 두 배에 시초가 형성 후 상한가·공모가 대비 160% 수익률)에 대한 전망은 회의적이다. 유통주식 비율은 낮지만 시총 자체가 70조원으로 워낙 크기 때문이다. NH투자증권은 유통주식 비율과 시가총액을 모두 고려한 유통시가총액을 기준으로 상장 첫날 수익률을 전망했다. 허율 NH투자증권 연구원은 “LG에너지솔루션의 유통시가총액이 7조원인데, 이는 크래프톤과 카카오뱅크 사이 규모”라며 “산출된 회귀식에 따르면 유통시가총액이 7조원일 때 공모가 대비 주가수익률은 57% 수준”이라고 예상했다. 주가 수익률을 예측하는 것은 ‘신의 영역’이지만, 과거 사례를 통해 기준선을 제시한 것이다.
상장 이후에는 지수 편입 일정이 줄줄이 예정돼 있다. 다음달 9일 FnGuide2차전지산업지수, 14일 MSCI EM(신흥국) 지수와 MSCI ACWI(전 세계) 지수, 오는 3월 10일 코스피200 지수 편입을 앞두고 있다. 이들 지수를 통해 LG에너지솔루션에 유입되는 자금은 1조2592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이 시기 LG화학 주가 하락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두 ETF가 물적분할 후 재상장한 기업의 경우 기존에 편입돼 있던 모회사를 편출하고 자회사를 신규 편입할 수 있다는 규정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두 ETF의 LG화학 순매도 금액은 약 3627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 시기의 LG화학 주가 하락을 투자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오르고 LG화학 주가가 하락한다고 해도 이는 펀더멘털에 따른 주가 변화가 아니라 단순 수급에 따른 변화이기 때문이다. LG화학은 LG에너지솔루션 지분 82%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주주다. LG에너지솔루션 주가가 급등한다면 LG화학 보유 지분 가치도 올라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3월 10일부터 LG에너지솔루션이 코스피200지수에 편입되면 LG에너지솔루션에 대한 공매도가 가능해진다. 두 회사의 밸류에이션 격차가 커질수록 LG에너지솔루션이 비싸다고 판단한 기관투자가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LG화학을 매수하고 LG에너지솔루션을 매도하는 상황이 생길 수 있다는 의미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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