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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측근 의원 그룹인 ‘7인회’가 24일 이 후보가 당선되더라도 차기 정부에서 장관 등 임명직을 맡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후보의 지지율 정체를 극복하기 위한 ‘기득권 내려놓기’ 차원으로 해석된다. 민주당 주류 세력인 ‘586그룹(50대·80년대 학번·60년대생) 용퇴론’도 고개를 들고 있어 여당 내 인적 쇄신 압박이 거세질 전망이다. 이 후보도 “민주당이 국민의 기대에 맞춰 변해야 한다”고 밝혀 586 용퇴론에 힘을 실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7인회는 오랜 기간 이 후보와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측근 그룹이다. 최근 이 후보 지지율이 정체돼 당내 위기감이 커지자 측근들부터 기득권을 내려놓겠다며 지지를 호소한 것이다. 2012년 대선 때도 당시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의 최측근으로 분류됐던 ‘3철(양정철·전해철·이호철)’을 포함한 친노(친노무현) 핵심 참모 9명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사퇴한 전례가 있다. 쇄신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선 대선 승리가 쉽지 않다는 민주당의 위기의식이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이는 현 정부에서 중용됐던 당내 586그룹이 지방선거와 보궐선거 등을 노리는 상황이 유권자들에게 ‘기득권 지키기’로 보일 수 있다는 점을 언급한 것이란 분석이다. 586그룹 좌장 격인 이인영 통일부 장관과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차기 당 대표를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임종석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서울 종로 보궐선거, 유은혜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경기지사 출마설이 돌고 있다. 선대위 전략기획본부장인 강훈식 의원은 “당내에 586 당사자들의 (용퇴) 목소리가 있다”며 “그런 움직임이 가시화할 수 있는 여지도 충분히 존재한다”고 했다.
586세대로 분류되는 김종민 의원은 전날 “586 용퇴론이 나온다. 집권해도 임명직 맡지 말자는 결의”라며 “임명직 안 하는 것만으로 되나. 이 정치를 바꾸지 못할 것 같으면 그만두고 후배들에게 물려주든지, 계속하려면 이 정치를 확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용퇴론을 공론화했다.
하지만 막상 인적 쇄신 대상으로 언급되고 있는 민주당 중진들 사이에선 불만이 적지 않다. 이에 따라 ‘586 용퇴’가 현실화할지는 미지수다. 한 민주당 중진 의원은 “각 의원의 역량이 중요하지, (국회의원) 선수 같은 조건을 걸어 불출마를 압박하는 건 후진적 정치”라며 “지지율을 위해 뭐라도 해보자는 건 이해하지만 피상적인 해결책으론 역효과만 날 것”이라고 했다.
당장 당 대표부터 586그룹인 만큼 인적 쇄신이 본격화하긴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2020년 총선 때도 586 용퇴론이 분출했지만 중진 의원들의 반발로 결국 흐지부지됐다.
고은이/조미현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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