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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범들이 주로 이용하는 스팸 발신국은 남태평양 섬나라다. SK텔링크에 따르면 지난해 국제전화 스팸 발신 1위는 통가(전체의 13%, 국가번호 676)다. 피지(8%, 679)와 사모아(7%, 685)도 각각 3, 4위에 올랐다. 2020년에는 1~5위 모두 남태평양의 바누아투, 사모아, 파푸아뉴기니, 통가, 나우루였다.
이들 국가는 국제통신 인프라가 열악하다. 해저케이블이 유일한 통신망이다. 최근 해저화산 폭발로 큰 피해를 입은 통가도 해저케이블 손상으로 통신이 마비됐다. 이런 나라들은 범죄 예방 능력도 떨어진다. 매년 스팸 발신 1~2위국이었던 사모아는 그나마 정부 차원의 노력으로 올해 4위까지 하락(?)했다.
국제스팸 패턴도 교묘하게 바뀌고 있다. 하나의 발신번호로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대신 다수 번호로 무차별적으로 보내는 방식이다. 여기에 당하지 않으려면 ‘676’이나 ‘679’ 등 생소한 번호의 ‘부재중 전화’를 되걸지 말고 국가코드를 미리 확인하는 게 좋다. 실수로 전화를 걸었다면 바로 종료하고 전화가 끊겼는지 확인해야 한다.
전화뿐 아니라 국제발신 문자 속의 인터넷주소(URL)도 클릭하면 안 된다. 지난해 SK텔링크가 차단한 국제스팸이 656만 건으로 전년(386만)보다 1.7배 늘었지만, 쿠데타가 발생한 미얀마 등 발신국이 다양해지고 있다.
선물배송 조회 등을 미끼로 한 스미싱도 조심해야 한다. 명절을 앞둔 시점에는 070으로 시작하는 문자 피싱이 유난히 많다. 지난해 스미싱 20여 만 건 중 택배 사칭이 87%에 달했다. 정부 재난지원금과 생활안정자금, 소상공인 대출 등을 빙자한 사기 또한 극성이다.
자칫 들뜬 기분에 ‘명절 이벤트 당첨’ 문자라도 받으면 누구나 혹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와 공공기관은 지원금이나 대출 신청을 전화·문자로 받지 않고, 주민등록번호 등 개인정보도 절대로 요구하지 않는다. 이 점만 기억해도 대부분의 피해는 막을 수 있다. 출처를 알 수 없는 앱이 깔리지 않도록 스마트폰의 보안설정을 강화하는 것도 예방책 중 하나다.
고두현 논설위원 kd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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