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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가상화폐) 가격 변동성이 커지며 ‘해시레이트’에 대한 투자자들 관심이 커지고 있다. 러시아를 비롯한 각국에서 비트코인 채굴 금지 움직임이 시작되며, 채굴 난이도와 예상 채굴량을 가늠할 수 있는 관련 지표 분석에 눈길이 쏠리는 모양새다. 다만 일각에서는 암호화폐 시장이 이미 기성 금융시장 기법을 고스란히 적용받고 있어, 정확한 가격 예측을 위해선 해시레이트를 포함해 금리·기술주 동향 등 복합적 요소를 따져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해시레이트는 암호화폐 네트워크가 난이도를 조절할 때 따지는 지표다. 암호화폐를 채굴하기 위해 전체 네트워크에 동원된 연산력의 합을 나타낸다. 해시레이트는 통상 1초당 해시값 계산 횟수의 총합을 표현한다. 쉽게 말해 채굴자들이 문제를 풀어내는 속도를 취합한 데이터인 셈이다.
최근 벌어진 카자흐스탄 인터넷 중단 사태는 해시레이트를 이해하는 주요 사례로 꼽힌다. 세계 2위 비트코인 채굴 국가 카자흐스탄은 지난해 말부터 극심한 전력난을 겪고 있다. 결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카자흐스탄 인터넷 통신사 카자텔레콤은 전국의 인터넷을 폐쇄했다. 비트코인 해시레이트는 즉각 변화를 나타냈다. 초당 약 191엑사해시(EH/s) 값을 유지하다가 172EH/s로 10% 가량 급락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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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시레이트 급락은 연쇄 작용을 부른다. 함께 힘을 모아 연산력 지표를 끌어올리던 채굴자가 대거 이탈한 것과 다름없다. 카자흐스탄은 비트코인 해시레이트의 약 18%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100명 중 18명의 채굴자를 잃은 비트코인 네트워크는 채굴량이 감소할 수밖에 없다. 이는 이론적으로 채굴 난이도 하락을 부르고, 비트코인을 쉽게 채굴할 수 있게 된 시장은 가격 하락을 맞게 되는 것이 기본 구조다.
같은 기간 비트코인은 우리 돈으로 약 4200만원을 기록했다. 이달 들어 20% 가까이 하락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비트코인과 같은 암호화폐의 가격이 이미 기술적 요소로 설명되기에 너무 많은 변수를 지니게 됐다고 분석한다. 해시레이트의 이론적 기법이 아닌, 금리 상승이나 기술주 동향과 같은 전통 시장 지표가 더 큰 영향력을 지니게 된 것이다. 실제로 이달 비트코인 하락세의 주요 원인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 임박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중심에 서고 있다.
전명산 소셜인프라테크 대표는 “비트코인은 코로나19 발생 6개월 이후 기관투자자들 유입과 함께 전통 금융시장 기법을 그대로 적용받기 시작했다”며 “암호화폐 투자는 해시레이트 지표뿐 아니라, 증권시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가격 변동 요소들도 함께 고려하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전했다.
이시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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