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하락으로 크래프톤 우리사주 보유 직원들이 금전적 손실 위기를 맞자 장병규 의장(사진)이 구성원 달래기에 나섰다. 다만 구체적 대책을 제시하진 않았다.
장 의장은 25일 크래프톤 사내 게시판에 '우리사주를 가진 구성원들에게'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우리사주 참여는 개개인의 결정이기에, 제가 혹은 회사가(경영진이) 무한 책임을 질 수는 없다"면서도 "우리사주로 돈을 버시면 좋겠고, 무엇보다 경영진의 일원으로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고 썼다.
장 의장은 크래프톤의 실적 이슈, 글로벌 유동성 축소 등 외부 요인, 크래프톤이 상장한 지 얼마 안 된 점 등이 주가에 반영된 것 같다고 봤다.
그는 "대내외에서 많은 기대를 받았던 '펍지 뉴스테이트'의 저조한 초기 실적이 주가에 부정적 영향을 줬고 미국이 돈을 거둬들이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줄었다"며 "뿐만 아니라 크래프톤은 상장한 지 얼마 되지 않아 투자자들의 크래프톤 주가 해석에 관한 혼돈도 여전히 있다"고 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주가는 연일 신저가다. 주가는 올 들어서만 46만원에서 30만2000원으로 30% 이상 빠졌고 지난 24일엔 장중 30만원이 붕괴됐다. 크래프톤 주가가 30만원을 밑돈 것은 지난해 8월 상장 후 처음이다. 공모가(49만8000원)와 비교하면 40% 가까이 하락했다.
지난해 11월만 해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 주가가 58만원까지 오르며 상장 이후 역대 최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같은달 11일 출시한 신작 '배틀그라운드: 뉴스테이트'가 글로벌 165개국에서 인기 게임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을 예고한 덕분이다.
하지만 실적과 연결되는 매출 순위 상승에는 실패해 주가가 하락세를 탔다. 크래프톤은 이후 성장형 무기 판매와 콘텐츠 업데이트 등을 진행했으나 현재 주요 국가 매출 순위는 200위권 밖으로 밀려났다.
장 의장은 "펍지 뉴스테이트의 미래에 관해서 (다소 조심스럽지만) 낙관적이다. 부분유료화(F2P) 게임 중에는 라이브 서비스를 하면서 더욱 커진 것들이 있다"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상승 모멘텀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제가 말했던 '단기간에 주식 올리는 재주는 없지만, 장기간에 걸쳐 회사 가치를 올리는 일은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고 앞으로도 자신 있다'는 말에 책임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현재 상황이 녹록하지는 않지만 모멘텀도 있으며 꾸준히 도전할 것이므로 중장기적으로는 분명히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또 "올해 저의 최우선 관심사는 '우리사주 락업(보호예수)이 풀렸을 때 조금이라도 구성원이 돈을 벌었으면 한다'는 것이었다. 제가 항상 신경쓰는 업무"라면서 "자본시장이 그렇게 단순하지는 않다. 단편적인 말들에 흔들리지 않고, 여러 측면을 고민·실행하는 경영진을 믿어주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크래프톤 상장 당시 6개월로 묶인 보호예수 물량은 다음달 10일 해제를 앞두고 있다.
증권가는 크래프톤의 주가 반등 여부가 차기작 성과에 달려있다고 평가했다. 기대를 모았던 뉴스테이트의 성과가 부진했기 때문에 올해 있을 신작 발표가 향후 투자심리를 좌우할 것이란 얘기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뉴스테이트 실패로 신작의 어깨가 무거워졌다"면서 "크래프톤의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 하향을 반영해 목표주가를 기존 61만원에서 45만원으로 하향조정하나 올해부터 순차 출시되는 신작들의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기존 '매수' 의견을 유지한다"고 설명했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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