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업계에 따르면 작년 12월 악템라 국내 매출은 27억원(8600병)으로 작년 상반기 월평균 매출(14억원, 4600병)의 두 배에 달했다. 작년 6월과 12월에 FDA와 EMA로부터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제로 긴급사용을 승인받은 여파다.
국내에선 악템라가 코로나19 치료제로 승인받지 않았지만, 의료진이 꼭 필요하다고 판단하면 오프라벨(허가 외 용도 사용) 방식으로 쓸 수 있다. 전국 55개 병원이 작년 7월부터 이 방식으로 악템라를 인공호흡기를 단 코로나19 환자에게 투여하고 있다. 문제는 이렇게 예상치 못한 수요로 인해 악템라 재고가 5~6개월 뒤 바닥난다는 데 있다. 그렇다고 수입 물량을 갑자기 늘릴 수도 없는 상황이다.
수입과 유통을 맡고 있는 JW중외제약은 일본에서 제조한 악템라 원료 및 완제의약품만 수입하도록 허가받았는데, 올해 생산 예정인 일본산 악템라 배정이 끝났기 때문이다. JW중외제약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제넨텍(미국 공장), 로슈(독일 공장), 삼성바이오로직스(송도 공장) 등에서 생산한 악템라도 들여올 수 있도록 요청할 계획이지만, 행정절차를 감안할 때 8월에나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 대형병원 관계자는 "오미크론 여파로 매일 10만명에 달하는 확진자가 나오면 위중증 환자도 그에 비례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이런 상황에서 '램데시비르'를 포함해 딱 2개 뿐인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제중 하나를 놓칠 경우 환자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했다. 이상헌 건국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는 "현재 악템라로 치료받고 있는 류마티스 환자들도 재고가 바닥나면 제대로 치료를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료계에선 악템라의 효과와 안전성이 검증된 데다 시급하게 확보할 필요성도 큰 만큼 정부가 코로나19 치료제로 긴급사용승인을 하거나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 긴급 공급법 적용 대상에 넣어 미국 독일산 악템라 수입을 허용해줘야 한다고 강조한다.
오상헌/이선아 기자 ohyea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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