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세를 주도하고 있는 오미크론 변이가 빠른 속도로 신규 확진자 규모를 키우고 있다. 지난주 초반 3000명대였던 하루 신규 확진자가 세 배가량 늘며 1만 명 벽을 뚫는 데 걸린 기간은 불과 9일. 이대로라면 3월에는 하루 확진자가 20만 명에 이를 수 있다는 예측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온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으로 인해 많은 사람이 감염되면 집단면역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분석을 내놨다.
전파력이 강한 오미크론이 빠른 속도로 델타를 대체하자 전문가들도 신규 확진자 전망치를 앞다퉈 올려 잡고 있다. 정재훈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는 다음달 말 확진자가 하루 2만 명 정도 발생할 것으로 작년 말 예측했지만, 최근 이 수치를 10만 명으로 정정했다. 당초 2월 말~3월 초에 최대 9만 명 발생을 예상한 이재갑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이날 “3월에 20만 명까지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고 수정했다. “다음달 확진자는 2만~3만 명이 될 것”(손영래 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이란 방역당국의 예측치를 크게 웃돌 것으로 본 것이다. 하루에 수십만 명의 확진자가 나오는 게 먼 나라 얘기가 아니라 우리의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손 반장은 “미국은 인구의 20% 수준인 6800만 명, 영국은 인구의 22% 정도인 1500만 명의 확진자가 나온 상황”이라며 “직접적인 비교는 어렵지만 한국도 이번 오미크론 유행을 잘 넘기면 이들 나라와 비슷하게 안정된 상황을 다시 맞이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그는 “한국은 해외에 비해 예방접종률이 상당히 높고, 3차 접종률도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이를 통해 면역을 획득한 사람이 상당수 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 감염을 통한 자연면역이 형성된 미국, 유럽과는 방역 조건이 다소 다르다는 뜻이다.
접종 완료자 기준도 달라졌다. 방역당국은 애초 격리 기간 단축 혜택을 받는 접종 완료자의 기준을 ‘3차 접종 후 14일 경과 또는 2차 접종 후 90일 이하 경과한 사람’으로 규정했는데, 이 중 3차 접종 후 14일 경과를 삭제하기로 했다. 3차 접종을 했다면 즉시 격리 기간이 단축된다는 얘기다. 의료계 일각에선 방역당국이 하루 새 방역지침을 바꾸면서 혼란을 더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상 제한 △신속항원검사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오미크론 대응 방역체계’의 전국 시행 시점을 설 연휴 이후로 잡았다. 다만 광주, 전남, 경기 평택과 안성 등 4개 지역에서는 26일부터 시범 운영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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