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사주와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부자’로 한때 부러움을 샀던 일부 인터넷 기업 직원들이 ‘패닉’에 빠졌다. 주식시장이 휘청거린 탓이다. 작년 8월 상장한 게임사 크래프톤 직원은 우리사주 평균 추정 손실액이 25일 기준으로 1인당 5000만원을 넘어섰다.
크래프톤 우리사주조합은 작년 상장 과정에서 총 35만1525주를 공모가 49만8000원에 배정받았다. 직원(1330명) 1인당 평균 264주를 받은 셈이다. 공모가 기준 주식 평가 가치는 1인당 1억3147만원이었다.
하지만 크래프톤 주가는 작년 11월 17일 최고치 58만원을 찍고 속절없이 떨어졌다. 25일엔 역대 최저가인 29만1000원까지 미끄럼을 탔다. 공모가보다 41.5% 추락한 가격이다. 추정 손실액이 평균 5465만원에 달한다.
대출을 받아 우리사주를 산 직원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대출 약관상 주가 하락으로 담보 비율을 유지하지 못하면 추가 담보를 제공해야 해서다. 우리사주로 따지면 공모가 대비 40% 이상 떨어지면 담보유지비율을 충족하지 못하게 된다. 이날 크래프톤 주가는 처음으로 공모가보다 40% 이상 떨어졌다. 크래프톤은 주가 하락으로 우리사주조합이 추가로 부담해야 할 증거금을 대신 납입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은 이날 사내 게시판에 “경영진의 일원으로 책임감을 무겁게 느낀다”고 썼다.
지난해 스톡옵션을 받아 직장인들의 부러움을 샀던 네이버와 카카오에서도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네이버는 작년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직원 3253명에게 스톡옵션 111만4143주를 부여하는 안건을 승인했다. 1인당 342주다. 행사 가격은 36만2500원으로 내년 2월부터 행사할 수 있다. 지난해 네이버 주가는 한때 46만원을 넘어 직원들은 작년에 받은 스톡옵션으로 평균 3000만원 이상의 수익 실현까지 기대했다. 하지만 올해 네이버 주가는 32만2000원까지 밀렸다. 스톡옵션 행사가보다 떨어진 것이다. 주가가 공모가 아래를 유지하면 네이버 직원은 스톡옵션으로 한 푼도 벌지 못한다.
카카오도 비슷하다. 카카오는 지난해 5월 직원 2506명에게 스톡옵션 총 47만2900주를 부여했다. 작년 5월 기준으로 재직기간이 1년 이상인 2223명에겐 200주, 6개월 이상~1년 미만인 283명에겐 100주씩 줬다. 공채 신입사원과 인턴은 6개월 미만이어도 100주를 나눠줬다. 행사 가격은 11만4040원이다. 카카오 주가는 지난해 한때 17만3000원까지 올라 1인당 1100만원 이상의 평가 차익을 기대했다. 하지만 이 기대는 현재 사라졌다. 카카오 주가는 스톡옵션 행사가보다 3만원가량 낮은 8만7600원까지 밀렸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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