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 HDC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 사고 현장에서 실종자로 보이는 형체가 발견됐다.
중앙사고수습본부는 25일 오후 7시30분께 긴급브리핑을 열고 광주 서구 화정동 화정아이파크 붕괴 현장에서 시신으로 추정되는 형체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지난 11일 사고가 발생한 지 14일 만이자, 14일 실종자 6명 중 첫 번째 실종자를 수습한 지 11일 만이다. 발견 시간은 이날 오후 5시30분께이며 1시간10분 뒤인 오후 6시40분께 내시경 카메라를 통해 최종 확인했다. 수습본부 관계자는 “실종자의 혈흔과 작업복을 발견한 장소는 건물 붕괴가 발생한 27층 2호실 안방 인근”이라며 “사람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이번 붕괴 사고의 원인으로 슬래브(바닥면)를 받치는 ‘동바리’(지지대)를 설치하지 않은 채 수십t 무게의 ‘역보’(ㅗ자 형태의 바닥면 위에 붙은 보)를 올린 부실·무단 시공을 지목했다.
경찰 조사 결과 하청업체는 원청 HDC현산 현장 책임자의 지시를 받아 지난해 말부터 순차적으로 36~37층에 설치한 동바리를 철거한 뒤 사고가 난 39층 바닥면에 콘크리트 타설을 진행했다.
30층 이상 또는 120m 높이 이상 콘크리트 타설 공사 시 아래 3개 층에 동바리를 설치해야 하지만, 현장에서 이 같은 사항을 지키지 않아 슬래브가 연쇄 붕괴했다는 게 경찰의 추정이다.
경찰은 역보를 무단 설치하면서 하중이 늘어난 것을 또 다른 사고 원인으로 분석했다. 경찰은 HDC현산과 하청업체가 역보 시공 시 설계 변경을 거쳐야 하는 규정을 피하기 위해 철근 없이 무근 콘크리트로 역보를 제작한 정황도 의심하고 있다. 경찰은 동바리 미설치와 역보 무단 설치 등을 주요 과실로 보고 책임자 수사에 나설 방침이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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