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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주얼리 수출액은 3억5375만달러(약 4235억원)로 집계됐다. 2020년(2억388만달러) 대비 73.5% 급증했다. 주얼리 수출액은 2017년 2억4219만달러에서 이듬해 1억6862만달러로 감소했지만 이후 3년째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는 주요 수출국인 미국 주얼리 시장이 코로나 팬데믹 이후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역대급 수출 호조로 이어졌다. 지난해 대미(對美) 주얼리 수출액은 1억1150만달러로 전체 수출액의 32.5%를 차지했다. 전년 대비 약 110%(6022만달러) 증가한 수준이다.
백경학 코아쥬얼리 대표는 “작년 8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2년 만에 열린 주얼리 박람회에서 우리 업체 앞에 바이어들이 긴 줄을 섰을 정도로 열기가 뜨거웠다”며 “세계적인 귀금속 디자인 역량을 보유한 게 팬데믹 이후 급성장한 시장에 안착한 비결”이라고 밝혔다.
주얼리 제조업은 귀금속을 다룬다는 특성상 대량생산이 어려운 중소기업형 노동집약 산업으로 분류된다. 세공 기술을 보유한 근로자 10~20명 규모의 중소업체가 대부분이다. 국내 주얼리 제조업체는 1600여 개로 추산되는데, 이 중 코아쥬얼리 등 약 40개 업체가 주얼리 수출을 주도하고 있다. 주로 다이아몬드를 부착하지 않은 반지 등 반제품을 미국, 홍콩, 호주, 스위스 등에 수출한다. 한 주얼리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관세 부과 등으로 가격경쟁력을 잃은 중국산 주얼리 제품이 팬데믹 이후 맥을 못 추면서 국산 제품들이 그 자리를 꿰차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주얼리 수출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001년 수출액이 3억9000만달러에 이를 정도로 전성기를 구가했다. 하지만 인력 부족 및 인건비 상승 등으로 2007년부터 성장세가 정체됐다. 가격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인도 등에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조금씩 빼앗긴 탓이다. 하지만 코로나 팬데믹 이후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아시아에선 독보적인 세공 기술을 보유한 국내 주얼리업체 제품들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다만 해외 명품 브랜드가 부상하면서 토종 업체들이 설 자리를 잃을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주얼리 수입액은 9억4283만달러로 1조1000억원에 육박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전년과 비교해선 62%나 증가했다. 명품 브랜드를 다수 보유한 이탈리아, 프랑스 제품이 전체 주얼리 수입의 절반을 차지했다. 온현성 월곡주얼리산업연구소 소장은 “국내 고가 주얼리 시장의 3분의 2 이상은 수입 명품 브랜드들이 점유한 상황”이라며 “국내 업체들은 브랜드 파워를 한층 강화해 비대면 온라인 쇼핑 등에서 활로를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민경진 기자 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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