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대유위니아에 조건부 매각 '제동'…法, 한앤코 손 들어줬다

입력 2022-01-26 17:41   수정 2022-01-26 17:42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사진)과 소송전을 벌이고 있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한앤컴퍼니(한앤코)가 홍 회장을 상대로 낸 가처분 소송에서 또 승소했다. 홍 회장 등 오너 일가인 남양유업 대주주가 대유위니아그룹과 맺은 양해각서(MOU) 효력을 정지해달라는 요청을 법원이 받아들였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은 한앤코가 홍 회장을 비롯한 남양유업 오너일가 3명을 상대로 제기한 상호협력 이행협약 이행금지 가처분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 지난해 8월 주식처분금지 가처분 소송과 같은해 10월 의결권행사금지 가처분에 이어 세 차례 관련 소송에서 모두 법원이 한앤코의 손을 들어준 셈이 됐다.


한앤코는 이로써 홍 회장 측이 지난해 대유위니아그룹과 맺은 주식·경영권 매각을 위한 상호협력 이행 협약이 사실상 효력을 잃게 됐다고 봤다.

법원은 이날 홍 회장 측에게 본안 판결 확정 시까지 대유위니아 측과의 추가 교섭, 협의나 정보 등을 제공하는 행위를 금지했다. 남양유업(자회사 포함)과 그 임직원으로 하여금 회사 정보·자료를 제공하는 행위, 파견·업무위탁이나 협업 등 방법으로 대유위니아 측이 남양유업 경영에 관여하는 행위, 한앤코와 주식매매계약에서 거래종결 때까지 하지 못하도록 규정된 비일상적 행위 수행을 금지했다는 설명이다. 만약 이 같은 금지의무를 위반할 경우 홍 회장 측이 100억원의 간접강제 배상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다.

앞서 홍 회장은 지난해 5월 한앤코와 남양유업 보유 지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으나 같은해 9월 계약 해제를 통보하며 매각이 결렬됐다. 이에 한앤코는 작년 8월 계약대로 주식을 양도하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이후 홍 회장은 대유위니아그룹과 손을 잡았다. 한앤코와의 법적 분쟁에서 최종 승소, 주식 양도가 가능해지면 대유위니아에 남양유업 지분과 경영권을 함께 매각한다는 내용의 MOU를 맺었다. 대유위니아도 남양유업 경영 정상화를 위해 자문단을 파견한 상태다. 그러나 이번 법원의 결정으로 파견된 대유위니아 자문단은 남양유업 경영에 참여할 수 없게 됐다.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이 법무법인 김앤장 쌍방대리 등을 이유로 한앤코와의 주식매매계약이 무효라는 주장을 했으나 법원은 이 같은 주장을 배척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한앤코와의 인수합병(M&A) 결렬 계기가 된 것으로 꼽히는 외식사업부 '백미당'의 분사, 일가 임원진들에 대한 예우 등에 대한 홍 회장 측 주장도 배척했다고 전했다.

한앤코 관계자는 홍 회장 측과 대유홀딩스와의 협약에 대해 "홍 회장 측이 가능성도 기약도 없는 '조건부 매매'를 가정해 (대유위니아 측과) 계약금 조로 320억원이나 선취해 가처분 신청을 했다. 이번 승소를 계기로 본안소송도 신속하고 투명하게 마무리 짓기 위해 증인 대응과 추가 증거 제출을 포함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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