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배우 키아누 리브스가 중국 네티즌들로부터 질타를 받고 있다. 티베트를 위한 자선 콘서트에 참여한다는 이유에서다.
25일(현지시간) 싱가포르 스트레이츠타임즈는 키아누 리브스가 오는 3월 3일 개최되는 '티베트 하우스 자선 콘서트'에 참석을 확정해 중국 네티즌들의 비판을 받고 있다고 보도했다.
티베트 하우스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달라이 라마의 요청으로 설립된 비영리단체로, 이번 콘서트는 티베트 문화를 보호하고 생존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의 행사다. 수익금 전액은 티베트 하우스에 기부된다.
행사에는 키아누 리브스를 비롯해 패티 스미스, 이기 팝 등도 출연할 예정이다.
그 가운데 중국 네티즌들은 키아누 리브스에 대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 키아누 리브스가 중국계 혼혈 스타로 알려지면서 중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누려왔기 때문. 그의 친할머니는 중국계 하와이인으로 어린시절 중국식 문화를 접하며 자란 키아누 리브스는 중국계 정체성에 대해 "자랑스럽다"고 말한 적도 있다.
중국은 1950년 티베트를 침공해 병합한 후 자국 영토로 주장 중이며, 달라이 라마는 인도 북부 다람살라에 티베트 망명정부를 세우고 비폭력 독립운동을 이끌고 있다. 1989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러한 이유로 중국 네티즌들은 키아누 리브스를 향해 "훌륭한 배우일뿐만 아니라 중국계이기 때문에 팬이었다", "티베트 문제에 대해 서로 다른 입장이라면 그를 좋아하는 것을 그만두겠다"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같은 분위기는 키아누 리브스가 출연한 영화에 대한 보이콧 움직임으로 이어지는 모양새다. 영화 '매트릭스 : 리저렉션'은 지난달 중국에서 개봉했지만 혹평과 함께 750만달러의 수익을 얻는 데 그쳤다. 특히 키아누 리브스는 오는 5월에도 '존윅4'를 공개해 이번 일이 중국 내 흥행 스코어에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키아누 리브스는 불교 사상에 깊은 영향을 받아온 배우다. 그는 '리틀부다'에서 석가모니 역을 맡았고, 대표작인 '매트릭스'도 불교적 세계관이 강하게 반영된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15년 내한 당시 "내가 실제로 불교를 믿는 것은 아니지만 불교신자들과 이야기를 많이 해본 경험이 있다. 그 후 윤회 사상이나 생명을 중시하는 사상, 자신의 감정이 이루어낸 행동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게 됐다"며 "스스로를 더 소중하게 여기게 됐고 내가 하는 일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다"고 말한 바 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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