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자가 왕…상반기까지는 '이 업종' 뜬다"

입력 2022-01-27 10:51   수정 2022-01-27 10:52



리오프닝(경제 재개)과 함께 올 상반기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업종이 빛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수요 대비 부족한 공급 현상이 의류 OEM 기업의 매출과 이익 성장에 우호적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모멘텀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은 OEM 관련 종목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한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대표 OEM 업체인 한세실업과 영원무역의 주가(전날 종가 기준)는 이달 들어 각각 7.3%, 3.9% 올랐다. 최근 글로벌 소비 추세는 양호한데다 베트남 봉쇄 조치가 촉발시킨 공급 부족 사태가 OEM사에게 기회로 작용하는 모습이다.

작년은 의류 OEM에게 역대급 한 해였다. 보복소비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기저효과로 인한 전체적인 의류 소비가 크게 반등했다. 주문도 회복했고 협상력이 상승하면서 제조마진이 거의 역대 최고 수준으로 개선됐다.

증권가에서는 올해도 의류 OEM의 업황 호조를 예상하고 있다. 의류 판매와 재고 모두 양호하게 성장하면서 추세적인 재고확충 구간을 지날 것으로 보인다.

배송이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의류 판매는 지난해 전년 동기 대비 50% 신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낮은 수준"이라며 "의류 재고도 최근 성장세로 전환했으나 여전히 2019년 대비해서는 적어 재고 확대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면화 가격 상승으로 OEM 기업의 원가 부담 증가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처럼 수요 상승 국면에서의 원부자재 가격 상승은 나쁘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공급자 우위의 시장에서는 가격 상승의 상당 부분을 공급가격에 전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돼서다.

코로나19 상황을 겪으며 생긴 소비자들의 선호 복장, 스타일의 변화도 OEM 기업들에게 긍정적이다. 재택 근무 시절 즐겨 입던 편안한 복장에 이미 익숙해진 사람들의 '워크레저(Workleisure)' 패션 선호는 또 하나의 시장을 형성하기 때문이다.

박현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팬데믹 기간에 애슬레저와 라운지웨어 유행에서부터 리오프닝과 함께하는 워크레져 패션 트렌드 확산은 OEM 기업들에게 우호적인 대외환경을 조성한다"며 "늘어나는 수요 대비 공급 부족 현상이 유지되고 있다는 점도 단기 실적 기대치를 끌어올리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최선호주로 한세실업, 영원무역을 제시했다. 주문 성장과 높은 협상력에 의한 수익성 개선 기대감을 높이고 있어서다.

올해 한세실업의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880억원, 137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베트남 봉쇄에 따른 생산 차질 이슈가 제거되면서 밀렸던 주문이 집중적으로 처리되고 있다. 면화가격 상승이 원가 부담을 키울 수 있지만 대량 주문 증가와 평균 수주단가 상승이 매출 증가를 이끌 것이라는 분석이다.

영원무역의 경우 주요 바이어인 노스페이스, 룰루레몬 등의 스포츠,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성장세가 견조하고 여기에 환율 효과도 기대된다. 고기능성 의류를 주로 생산하는 특성상 원부자재 가격 상승에 대한 부담이 타사 대비 덜하다. 애슬레저, 워크레저 스타일의 의류 소비 증가는 수주 모멘텀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박 연구원은 "인플레이션의 영향으로 최근 글로벌 패션 제품의 가격 상승률이 높아지는 시점"이라며 "상반기 OEM 기업들의 실적 모멘텀이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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