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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크라우드펀딩 플랫폼 와디즈에 따르면 지난해 식품 관련 분야 펀딩 규모는 136억원으로 집계됐다. 2018년(42억원)의 세 배가 넘는다. 식품 관련 펀딩 프로젝트도 1999개로 같은 기간 다섯 배가량 급증했다. 펀딩에 참여한 서포터(소비자)는 21만여 명에 달한다.
크라우드펀딩은 온라인 플랫폼 등을 통해 여러 개인들로부터 자금을 조달하는 방식이다. 기업이 제품을 생산하기 전 수요를 확인하고 선주문을 받는 용도로도 쓰인다.
삼양식품은 이날 불닭볶음면의 분식 시리즈인 불닭 떡볶이와 피자볼, 핫도그(사진) 등을 와디즈 펀딩을 통해 처음으로 선보였다. 펀딩을 시작한 지 한 시간여 만에 1000만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MZ세대(밀레니얼+Z세대)로만 구성된 삼양식품 불닭 브랜드 마케팅팀은 신제품 출시 때 유명 모델을 써서 TV 광고를 내보내는 기존 방식 대신 크라우드펀딩을 택했다.
삼양식품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을 아낄 수 있고, 불닭 시리즈의 주고객층인 MZ세대에겐 TV광고보다 펀딩이 홍보 효과가 더 클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농심도 지난해 푸드테크 사내벤처팀이 개발한 미래형 식재료 ‘심플레이트’를 크라우드펀딩을 통해 먼저 선보였다. 심플레이트는 채소와 육류 등 식재료를 동결 건조한 제품이다. 2030 소비자들 사이에서 “요리할 때 재료 손질의 번거로움을 덜어준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두 차례의 펀딩에서 1억원 넘는 매출을 올렸다. 농심은 심플레이트를 정식 출시해달라는 소비자들의 성원이 이어지자 이 제품을 지난해 말 정식으로 내놨다.
크라우드펀딩은 제품을 정식으로 내놓기 전 소비자 의견을 수렴하는 소통 창구 역할도 하고 있다. 1차 펀딩에 참여한 소비자들의 후기를 기반으로 제품을 개선해 2차 펀딩에 나서는 식이다. 지난해 와디즈 펀딩을 통해 에어프라이어를 선보인 풀무원은 “조리 중 음식을 꺼내 뒤집어 다시 넣는 게 번거롭다”는 소비자 반응을 수렴해 로티세리(통돌이) 기능을 추가한 에어프라이어를 이달 초 다시 내놨다. 이 제품은 6600만원의 매출을 올리며 펀딩에 성공했다.
바이럴 홍보 효과는 덤이다. 특히 제품의 개발·기획 단계에서부터 참여하길 원하는 ‘프로슈머’ MZ세대와 신제품을 누구보다 빨리 맛보고 싶어하는 ‘얼리어답터’ 사이에서 식품 펀딩은 하나의 놀이문화로 통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을 내놔도 코로나19로 대규모 시식행사 등을 하기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크라우드펀딩은 별다른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입소문 효과를 낼 수 있는 디지털 마케팅 방식”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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