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이 세계 10대 부자 중 유일하게 올 들어 자산이 늘어난 인물이 됐다. 올해 세계 증시가 큰 폭으로 조정받는 와중에 버핏의 가치주 투자 철학이 돋보인 결과라는 분석이다.
28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들어 버핏의 자산은 24억달러(약 2조8900억원) 늘어났다. 같은 기간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인물인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의 자산은 540억달러(약 65조원), 마크 저커버그 메타(옛 페이스북) 창업자의 자산은 150억달러(약 18조원) 줄어드는 등 버핏을 제외한 세계 10대 부자의 자산이 큰 폭으로 감소했다. 버핏을 제외한 세계 10대 부자 대부분이 기술기업 창업자기 때문이다. 올 들어 미국 나스닥지수가 14.65% 떨어진 여파가 반영됐다. 블룸버그통신은 세계 500대 부자들의 자산이 올해 6350억달러(약 765조원) 증발했다고 분석했다.
반면 올 들어 버핏의 자산 대부분을 차지하는 벅셔해서웨이 주가는 2.3% 올랐다. 그 결과 버핏의 현재 자산은 1113억달러(약 134조원)로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 기준 세계 6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버핏의 순위는 저커버그 등에 밀렸다.
블룸버그통신은 버핏의 자산이 늘어난 이유를 두고 “버핏의 가치투자 원칙이 가진 지속적인 힘을 보여줬다”며 “버핏이 그동안 거액을 기부했음에도 세계 부자 순위에 여전히 이름을 올리고 있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버핏은 2006년부터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에 330억달러 상당의 벅셔해서웨이 주식을 기부했다. 기부액 기준으로 버핏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는 인물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정도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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