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은 '반발매수' 개미는 '물타기'…코스피 6일 만에 급반등

입력 2022-01-28 16:13   수정 2022-02-07 16:00

“주가를 끌어올릴 모멘텀은 없지만 절대적으로 낮아진 가격이 매력으로 작용할 수 있는 지점이다. 이익 증가율이 둔화하더라도 몇 년 새 국내 기업들의 이익이 크게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코스피지수 2600은 과한 조정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코스피지수가 3% 넘게 급락한 ‘검은 목요일’ 다음날인 28일 오전, 펀드매니저들은 이 같은 메시지를 고객들에게 전달했다. 연초 이후 급격히 빠진 증시가 27일을 기점으로 바닥을 다지기 시작했다는 분석이었다. 실제 28일 오전 2600선을 잠시 내준 코스피지수는 오전 10시를 기점으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저점 매수 나선 개인…최악은 지났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6거래일 만에 상승 전환했다. 지난 5거래일 동안 12%가량 급락한 증시에 나타난 ‘기술적 반등’에 가깝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었다. 그간 맥을 추지 못한 대형주들이 간만에 웃었다. 지난해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SK하이닉스가 배당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시가총액 87조원에 달하는 SK하이닉스가 하루 새 6% 넘게 급등한 이유다. 증시 ‘블랙홀’로 불려온 LG에너지솔루션이 27일 증시에 입성하면서 불안했던 다른 대형주들도 차츰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 삼성전자, 네이버,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LG에너지솔루션을 제외한 시가총액 상위 종목 대부분이 상승했다.

개인들은 저점 매수에 나섰다. 설 연휴를 앞두고 개인들은 유가증권시장에서 2710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다. 기관은 389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지수를 끌어올렸다. 이한영 DS자산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증시 불확실성을 키워온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이 일단락되면서 시장이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이라며 “코스피지수가 고점 대비 20%가량 빠지면서 단기간에 충분한 조정을 거쳤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주가가 싸보이는 주식들이 투자자들의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평가했다.
◆“매도보다는 버티기가 유리”
설 연휴 이후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더라도 ‘매도’보다는 ‘버티기’가 유리한 선택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바닥을 다진 증시가 반등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기다리는 것이 손실을 줄일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초에 진입한 투자자라면 지금 시장에서 이탈하면 두 자릿수 손실을 기록하고 단기 반등 타이밍도 놓칠 수 있다”며 “주식을 들고 기다리면 변동성엔 노출되지만 회복 초기부터 상당 부분 수익률을 만회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전문가들이 버티기 전략을 추천하는 이유는 단기간에 주가가 급락해 고평가 종목이 줄었기 때문이다. 김 연구원은 “주식시장에서 바닥을 뜻하는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을 코스피지수가 깨고 내려왔기 때문에 절대적인 저평가 상태”라며 “펀더멘털이 양호한 종목의 저가 매수를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박소연 신영증권 연구원도 보유 전략을 추천했다. 그는 “코로나19, 우크라이나 지정학적 요인, 공급망 교란 등 각종 악재에도 채권시장이 차분하다는 것은 채권시장 참여자들이 현재의 위험자산 가격 조정을 거시 리스크가 아니라 금융적 현상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라고 분석했다. 향후 반등할 유망 종목에 대해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업황이나 지배구조 개선 등을 감안하면 저평가 상태인 반도체, 지주회사, 제약 등이 유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원/설지연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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