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2일 조명희 국민의힘 의원(가상자산특별위원회 위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국내 암호화폐거래소 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의 예치금은 지난해 말 기준 7조6310억원으로 집계됐다. 가상자산사업자 신고제 유예기간이 끝난 지난해 9월 24일(9조2000억원)보다 17.1%(1조5690억원) 줄어들었다.
거래소별 예치금은 업비트가 5조9120억원(77.47%)으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어 △빗썸 1조4536억원(19.04%) △코인원 2963억원(3.88%) △코빗 691억원(0.91%) 등 순이었다. 비트코인은 신고가를 기록한 지난해 11월 9일 이후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이어 왔다. 당시 오미크론 변이가 확산한 데다 Fed의 통화 긴축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되자 위험자산으로 분류되는 암호화폐부터 자금이 대거 빠져나간 영향으로 풀이된다. 암호화폐는 Fed의 통화 긴축 이슈가 불거질 때마다 나스닥100지수와 동조화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채굴 원가를 훌쩍 웃돌자 직접 채굴해 장기 보유하려는 투자자도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이주환 국민의힘 의원이 한국소비자원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채굴기 수입 건수는 2020년 28건(2000만원)에서 지난해 453건(2억1000만원)으로 16.2배 증가했다.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수입된 채굴기만 605억원 규모에 달한다. 비트코인 생산 원가는 작년 말 기준 2만6228달러로 추산된다.
이 의원은 “암호화폐 채굴기당 전기료가 일반 가정 전기료의 3~4배에 달한다”며 “탈원전 정책 등으로 인해 전력 수급 차질 우려가 있는 만큼 암호화폐 채굴에 대한 대책 마련도 시급하다”고 말했다.
암호화폐 거래소와 관련한 소비자 불만도 증가하고 있다.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간 4대 거래소 관련 소비자 불만은 총 286건으로 집계됐다. 2019년 24건, 2020년 30건에서 지난해 232건으로 전년 대비 7.7배 치솟았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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