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몰·붕괴현장 생존자 찾는 센서 나온다

입력 2022-02-03 17:13   수정 2022-02-04 01:36

현대산업개발의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건설 현장, 경기 양주시 삼표산업 채석장 등 곳곳에서 안타까운 붕괴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국내 연구진이 이런 재난 현장에서 인명 구조에 활용할 수 있는 레이더 기술을 개발했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초경량지능형반도체연구실은 센서 반도체 기술을 활용해 소방관의 헬멧 등에 부착할 수 있는 생체신호 탐지 기술을 개발했다고 3일 발표했다. ETRI 관계자는 “전파가 지닌 투과 성능을 이용해 재난 현장 장애물에 가려진 피해자 상태를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ETRI는 ‘임펄스 무선 초광대역(IR-UWB)’ 레이더 센서를 개발했다. 이 레이더를 쏘면 연기가 자욱한 화재 현장이나 각종 잔해가 뒤섞인 붕괴 현장 등에서 육안으로 확인이 어려운 피해자의 움직임과 호흡, 심장 박동 등 신호를 감지할 수 있다.

원리는 사물인터넷(IoT) 등에 쓰이는 ‘초광대역(UWB)’ 주파수다. ETRI가 개발한 레이더는 3~5㎓ 주파수 범위 전 구간(2㎓)을 통째로 사용한다. 특정 주파수 대역에 집중하는 5G(5세대 이동통신)나 와이파이(WiFi)와 다른 점이다. 이렇게 주파수를 넓게 쓰면 굉장히 좁고 진폭이 큰 펄스를 ‘한 발’ 쏠 수 있는데, 이를 임펄스라고 한다.

임펄스가 크면 클수록 물체의 움직임을 감지할 수 있는 간격이 그만큼 촘촘해진다. 고성능 임펄스를 발사하면 매몰자의 아주 미세한 움직임까지 포착할 수 있다는 뜻이다. 구본태 ETRI 초경량지능형반도체연구실 책임연구원은 “이론적으로 100피코초(100억분의 1초) 정도의 펄스를 발사해 ㎝ 단위 움직임도 감지할 수 있게 제작했다”고 말했다. IR-UWB는 노르웨이 기업 노벨다가 원천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ETRI는 이를 재난 현장용으로 특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ETRI는 이와 함께 고정밀 주파수변조연속파(FMCW) 레이더 센서 기술도 별도로 선보였다. 주파수가 다른 신호를 수백 개 이상 연속적으로 방출한 뒤 반사되는 신호를 잡아채 목표물(매몰자)까지 거리와 위상 변화를 측정한다. IR-UWB보다 전력 소모량이 크지만, 생체 신호 감지 능력을 더 높일 수 있는 기술이다.

현재 두 시스템의 크기는 가로 15㎝, 세로 20㎝ 정도다. 향후 소방관 헬멧 등에 부착할 수 있도록 소형화한 뒤 소방당국과 실증 실험을 거쳐 현장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초저전력 인텔리전트 엣지 지능형 반도체 개발 과제’ 지원을 받았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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