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는 3일 기준금리를 연 0.25%에서 연 0.5%로 0.25%포인트 인상한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2월 금리를 연 0.1%에서 0.15%포인트 올린 BoE는 올해 첫 회의에서도 금리 인상을 결정했다. 영국 소비자들이 고공행진하는 물가 수준을 견뎌내기 힘들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BoE는 영국의 연간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올해 4월 7.5%로 정점을 찍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전 전망치인 6%보다 1.5%포인트 높아졌다.
이날 영국의 에너지 규제기관인 오프젬은 올해 4월부터 1277파운드(약 208만4000원)인 에너지 요금 상한선을 1971파운드로 54%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2019년 에너지 요금 상한제를 도입한 뒤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반 가정에서 지출하는 에너지 비용이 1년 동안 700파운드 넘게 증가할 수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지난해 12월 영국의 CPI는 전년보다 5.4% 상승해 1992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에너지 요금까지 오르면서 소비자의 부담이 더 커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U도 가파른 물가 상승률을 보고했다.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올 1월 유로존 CPI는 작년 동기 대비 5.1% 상승해 시장 전망치(4.4%)를 크게 웃돌았다. 지난해 11월(4.9%)과 12월(5%)에 이어 석 달 연속 최고 기록을 다시 썼다. 에너지 가격이 28.6% 급등하면서 유로존 물가를 끌어올렸다.
유럽중앙은행(ECB)은 -0.5%인 기준금리를 고수하고 있다. 금리 인상 압력이 더 높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독일 벨기에 오스트리아 등이 경기부양책을 유지하는 ECB에 불만의 목소리를 높이면서다. 다만 인상 시점에 대한 전망은 갈렸다. 블룸버그통신은 “ECB가 7월까지 기준금리를 0.1%포인트 높일 것으로 시장에서 전망했다”고 보도했다.
크리슈나 구하 에버코어 부회장은 ECB가 좀 더 느긋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ECB가 내년 초 자산 매입 프로그램을 종료한 뒤 세 차례 금리를 올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살인적 물가에 허덕이는 터키는 올해 1월 CPI가 지난해 1월보다 48.69% 상승했다. 2002년 4월 이후 가장 가파른 상승률이다. 식료품비는 55.6%, 교통비는 68.9% 급등했다.
이지현 기자 blues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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