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2월 07일 06:16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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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쓰오일이 대규모 영업적자 이후 빠르게 영업실적을 개선하고 있다. 고유가로 판매단가가 올라간 데다 정제마진도 개선된 영향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정유 업체들의 적자가 누적되면서 몸을 사리던 기관투자가들도 에쓰오일에 대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보험사, 자산운용사, 연기금 등 기관투자가들은 에쓰오일이 발행 예정인 회사채 투자를 적극 검토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회사채 발행 시장의 큰손이었지만 코로나19 확산 이후 대규모 적자를 내면서 자취를 감췄다.
이번 에쓰오일의 회사채 발행은 1년 반만이다. 에쓰오일이 회사채 발행 재개를 결정한 건 실적 개선에 자신감이 생긴 덕분이다.
에쓰오일은 2020년 코로나19의 부정적 여파로 1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냈다. 하지만 지난해 1년 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창사 이후 최대 흑자를 냈다. 에쓰오일이 연간 2조원 이상의 영업이익을 낸 건 창사 이후 처음이기도 하다. 에쓰오일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은 27조4639억원, 영업이익은 2조306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 사업 부문별로 보면 정유 부문의 영업이익이 1조277억원으로 가장 컸다. 윤활기유 부문이 1조17억원, 석유화학 부문이 2770억원으로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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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엔 코로나19의 급격한 확산으로 석유제품 수요가 위축됐다. 원유 공급 과잉까지 맞물려 국제유가가 빠르게 하락했다. 재고 시차 효과와 기말 재고자산 평가 관련 대규모 손실이 발생한 가운데 휘발유·항공유 등 석유제품 등에서 손익분기점 이하의 마진이 이어지면서 연결 기준 약 1조1000억원의 영업적자가 발생했다.
지난해 들어선 큰 폭의 유가 상승과 윤활기유·주요 화학제품의 스프레드(원료와 제품가 차이) 개선이 나타났다. 다만 확대된 재무부담은 아직 축소하지 못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2017~2018년 대규모 설비투자를 집행하고 배당금 지급 규모도 확대했다.
이에 따라 연결 기준 순차입금은 2016년 말 5000억원에서 2018년 말 5조7000억원으로 치솟았다. 2019년부터 배당금 규모 축소와 투자지출 통제로 현금흐름을 관리하기 시작했다. 2020년엔 대규모 부(-)의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에도 유가 급락으로 운전자금 부담이 줄면서 순차입금이 줄었다.
지난해엔 유가 상승으로 운전자금 부담이 다시 늘었지만 EBITDA 창출과 매입채무 결제조건 조정으로 순차입금을 약 5조1000억원 수준으로 통제했다. 차입 규모 축소 기조에도 지난해 9월 말 기준 에쓰오일의 연결 기준 부채비율은 172.3%를 나타냈다.
김문호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현재 검토 중인 2단계 석유화학시설 투자 프로젝트가 현실화하고 투자자금의 상당 부분을 외부차입에 의존할 경우 추가적으로 재무구조가 빠르게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신용평가는 에쓰오일의 장기 신용등급으로 AA를 부여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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