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악 겪은 리오프닝株…반등폭은 '최상'

입력 2022-02-07 17:24   수정 2022-02-08 00:28

항공 여행 주류 의류 등 리오프닝주가 지난 주말에 이어 7일에도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부가 이번 고비를 지나면 코로나19를 ‘계절독감’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하자 시장은 본격적인 ‘위드 코로나’ 시대 준비에 나섰다. 코로나19 확산 기간 매출 타격이 컸던 기업일수록 주가 반등폭도 컸다. 앞으로 수요가 늘어나는 것뿐만 아니라 제품 가격을 올려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악 경험한 기업들, 주가 급반등
2월 주가 변화를 보면 리오프닝 관련 업종 중에서도 코로나19 확산 기간 더 어려움을 겪은 기업들의 주가 반등이 더 컸다. 이달 들어 7일까지 대한항공이 5.3% 오르는 동안 진에어(27.14%) 제주항공(16.89%) 아시아나항공(15.38%) 등의 주가 상승률이 더 높았다. 여객이 중심인 저비용항공사(LCC)들이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았을 때 대한항공은 화물 운송 수요가 급증한 덕분에 지난해 사상 최대 영업이익(1조4644억원)을 기록했다.

실적 격차가 벌어지면서 주가 차이도 커졌다. 대한항공은 코로나19 이전보다 높은 주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반면 LCC들은 대규모 적자로 여전히 코로나19 이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이은택 KB증권 주식전략팀장은 “코로나19로 매출 타격이 더 컸던 업체가 수혜도 더 많이 볼 수 있다”며 “다만 코로나 이전부터 매출 추세가 좋지 않았던 종목은 제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여행 업종과 레저 업종은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업종이다. 모두투어, 롯데관광개발, 하나투어 주가는 이달 들어 15.50%, 14.63%, 13.18%씩 상승했다. 여행 업종의 투자 포인트는 대형사 중심으로의 시장 재편이다. 코로나19로 많은 여행사가 폐업하면서 ‘버텨낸’ 대형사들이 억눌려 있던 시장 수요를 집중적으로 받아낼 전망이다. 내부적으로는 대대적인 인력 구조조정을 진행하면서 인건비 부담을 줄여놓은 상태다. 시스템 구축 및 자동화 등을 거치면서 분기 BEP(손익분기점) 매출액도 낮아졌다.

지인해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여행업은 외부 변수 개선이 필요하지만 해외여행이 재개되면 쏠리는 수요와 치솟는 가격, 구조조정에 따른 이익 증가 효과를 대형사가 향유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가격 인상 예상되는 기업은
7일에는 의류·신발 업체로도 리오프닝 온기가 확산했다.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 제조업자개발생산(ODM) 전문 기업인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이달 들어 7일까지 12.98%, 여성복 대표 기업인 한섬은 12.84% 상승했다.

KB증권은 리오프닝으로 수요 증가에 대한 기대가 커지는 가운데 가격 인상까지 가능한 업종을 살펴보라고 조언했다. 이익 규모가 더 빠르게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지난 2년간 가격이 오르지 않은 물건은 거의 없지만 개중에 가격을 올리지 못한 품목이 있다”며 “‘콘택트’ 관련 업종으로 의류·신발, 여행·항공, 주류·음료, 제약 등이 대표적”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소주 가격이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 관련 기업 주가가 급등한 배경이다. 코로나19 기간 영업시간 규제 및 인원 제한으로 주류 기업들의 업소용 주류 매출은 일부 타격을 입었다. 위드 코로나 전환이 본격화하면 ‘보복 음주’ ‘보복 회식’ 등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소주 가격 인상까지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소주 업체에 주정을 판매하는 대한주정판매가 약 10년 만에 주정 가격을 약 7.8% 인상하면서다. 하이트진로, 롯데칠성 주가는 이달 들어 7일까지 각각 14.80%, 8.84% 뛰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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