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호실적과 낸드플래시 분야의 경쟁력 강화, 주주환원 강화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투자자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최근 상장한 LG에너지솔루션에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내주고 밀려나기는 했지만, 이후 주요 대형주들 중 가장 많이 올랐다. 이에 증권사들도 잇따라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올리고 있다.
8일 오후 2시43분 현재 SK하이닉스는 전일 대비 1000원(0.81%) 오른 12만4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일 종가는 12만3000원으로, 최근 증시에서 수급을 빨아들이고 있는 LG에너지솔루션이 상장한 지난달 27일 종가와 비교하면 8.37%가 올랐다. 코스피200에 편입된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 상승폭이 가장 크다.
지난달 28일부터 전일까지 외국인이 홀로 SK하이닉스를 3106억4600만원 어치를 사들였다. 반면 개인과 기관은 각각 2276억4400만원 어치와 861억5500만원 어치를 팔았다.
올해 들어 가파른 내리막을 탄 코스피가 지난달 28일부터 반등한 영향으로 유가증권시장 시총 상위 10개 종목들은 삼성SDI를 제외하고 같은달 27일을 저점으로 대부분 상승했다.
이중 SK하이닉스가 가장 돋보인 배경은 호실적과 주주환원 강화 정책의 발표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작년 4분기 연결 기준으로 매출 12조3766억원, 영업이익 4조2195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55.4%와 340% 급증한 호실적이었다. 증권시장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와는 비슷한 수준이었는데, SK하이닉스가 작년말 직원들에게 특별성과급을 지급한 비용을 감안하면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평가도 나온다.
호실적과 함께 올해부터 주주환원을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작년까지 기본배당금 1000원에 잉여현금흐름(FCF)의 5%를 더한 금액을 일시에 지급하는 데서, 기본배당금 1200원에 3년간의 누적 FCF의 50%를 더한 금액을 분기별로 나눠 배당하기로 했다. 이에 더해 배당 이후 재원이 남을 경우 자사주를 매입할 가능성까지 얼어뒀다.
이에 SK하이닉스는 지난달 28일 하루에만 6.17% 급등했다.
설 연휴를 마친 직후 증시가 열린 지난 3일에도 2.90%가 추가로 올랐다. 이날 장중에는 상승폭이 5.39%까지 커지기도 했다.
증권사들의 목표가 상향 리포트가 쏟아진 영향이다.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상향한 보고서는 지난 3일에만 하나금융투자(17만원), 유안타증권(16만원), 메리츠증권(15만3000원), 키움증권(15만원), 이베스트투자증권(13만3000원) 등 다섯 곳이다. 이어 SK증권도 8일 SK하이닉스의 목표가를 16만원으로 올리는 보고서를 내놨다.
대부분의 보고서에는 작년 4분기의 호실적과 주주환원 강화에 대한 호평이 담겨 있었지만, 정작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가 높아지는 근거로 사용된 건 2020년 10월 인수작업 착수를 공식화한 옛 인텔의 낸드플래시 사업부(현 솔리다임)이다. SK하이닉스의 외형을 계단식으로 성장시키게 될 전망이기 때문이다.
가장 높은 목표주가를 제시한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목표주가 상향의 배경에 대해 “올해 영업이익 추정치를 14조2489억원에서 17조2171억원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낸드플래시 및 기타 사업의 영업이익 추정를 기존 4119억원에서 2조2227억원으로 대폭 높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말 솔리다임 인수의 1단계 절차가 마무리돼 올해 SK하이닉스의 낸드플래시 출하량이 전년 대비 99% 증가하고, 매출 뿐만 아니라 수익성 측면에서도 이 분야 영업이익률을 10% 내외로 유지하는 데 이바지하는 것으로 가정했다”고 덧붙였다.
김영우 SK증권 연구원은 “낸드플래시 업황이 단기 저점을 이루는 상반기에 솔리다임의 영업이익이 양호할 경우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를 (추가로) 상향할 예정”이라고도 밝혔다.
반면 남대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의 반도체 업황 회복 조짐이 길게 이어질 수 있을지에 대한 의구심을 갖고 있다. 그는 "올해 2분기 이후의 수요 가시성에 대해서는 불확실성이 높다"고 판단하며 '중립'인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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