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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발란스는 1906년 미국 보스턴에서 경찰과 소방관, 우체부 등 온종일 서있는 사람을 위한 편한 신발이라는 콘셉트로 시장에 출시됐다. 국내에는 2008년 이랜드월드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들여왔다. 당시만 해도 연 매출 250억원 수준의 ‘마니아들만 아는 신발’에 그쳤다. 하지만 이랜드는 신발과 함께 의류 제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면서 인지도를 키웠다. 2010년대 패션 얼리어답터로 일컬어지는 몇몇 연예인들이 뉴발란스를 신고 TV에 등장하면서 브랜드 인지도를 쌓아 이제는 MZ세대의 인기 브랜드로 탈바꿈했다.
뉴발란스는 MZ세대의 관심을 사로잡는 데 주력했다. 10~20대를 잡기 위해 한정판 제품을 시장에 내놔 인기몰이를 했다. 뉴발란스의 327시리즈는 1970년대 뉴발란스 신발을 복각해 내놓은 모델로 ‘뉴트로’(뉴+레트로) 감성을 좋아하는 MZ세대의 마음을 빼앗았다. 이 스니커즈는 2차 발매를 하면서 총 2만 켤레가 팔렸다.
제품을 무작위 추첨하는 래플(raffle) 발매 방식도 소비자의 관심을 끌었다. 14년 만에 복각해 출시한 뉴발란스 992시리즈를 사기 위해 총 15만3279명이 래플에 응모하기도 했다.
MZ세대를 공략한 마케팅도 한몫했다. 992시리즈는 ‘72가지 조각과 80가지 공정, 24.133분의 공수로 탄생한 992’ 등 감성을 자극하는 마케팅으로 관심을 받았다. 뉴발란스 992시리즈는 국내 발매 5분 만에 품절됐고 홍대, 강남 등에서 매장 오픈 전부터 줄을 서는 ‘오픈런’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랜드의 뉴발란스팀은 패션 트렌드를 읽고 그때그때 유행하는 신발을 내놨다. 지난해에는 뉴발란스의 992, 327, 530, 2002 시리즈 등이 소비자 사이에서 인기를 끌었다. 이 가운데 530과 2002 시리즈는 이랜드 직원들이 국내 스니커즈 트렌드를 파악해 글로벌 본사에 역으로 출시를 제안해 히트를 쳤다. 이랜드 관계자는 “뉴발란스 직원들은 한국 트렌드를 반영한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 글로벌 담당자들에게 지속적으로 한국 시장 리포트를 공유하며 상품을 기획했다”며 “그 결과 530 시리즈는 국내에서 누적 100만 켤레 이상 팔렸다”고 말했다.
직원들이 제안한 스니커즈 모델은 한국뿐 아니라 아시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순조롭게 판매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중요도가 높아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이랜드월드는 뉴발란스에 필요한 상품을 직접 개발하고 제안할 수 있는 권한도 갖게 됐다. 뉴발란스의 여름 시즌상품인 ‘CRV 샌들’도 이랜드가 제안한 상품이다. 뉴발란스는 운동화를 제외하고는 슬리퍼 상품만 판매하는데 국내 트렌드를 기반으로 샌들 모델을 제안한 것이다.
라이브 쇼핑 및 온라인 크리에이터들과의 협업도 강화할 예정이다. 지난해에는 김해인, 최겨울, 짱구대디 등 패션 인플루언서들과 콘텐츠를 만들어 외부 온라인 채널을 이용하는 소비자와의 접점을 늘렸다. 뉴발란스 관계자는 “모바일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제작하고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소비자들이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새단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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