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김혜경 사과, '나 잡아봐라' 약 올린 것…본질 다 피해"

입력 2022-02-10 08:58   수정 2022-02-10 09:14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의 배우자 김혜경 씨의 의전 논란 관련 사과를 두고 "한 마디로 약 올리는 것"이라고 혹평했다.

진 전 교수는 지난 9일 CBS 라디오 '한판 승부'에서 "이걸 사과라고 했는지 화가 나더라"며 "성의가 없고 본질을 다 피해갔다"고 말했다.

그는 "이분(김혜경 씨)이 사과한 내용을 보면 결국 이것은 '배 모 씨와 A 씨 사이의 관계에서 발생한 문제고 나는 A씨는 한 번 봤지만, 그 책임은 내가 지겠다' 이런 식"이라며 "문제의 본질을 다 피해가고 이를 배 씨의 갑질의 문제로 지금 프레임을 잡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 전 교수는 "문제의 핵심은 배 씨라는 사람이 사실상 (김혜경 씨의) 몸종 역할을 한 것"이라며 "국가의 녹을 받는 공무원을 그것도 둘씩이나 자기 사노비처럼 부린 사건이 문제의 본질"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마디로 약 올리는 것, 캐치 미 이프 유 캔, '나 잡아봐라' 이런 식이었다"며 "제가 볼 때는 0점, 오히려 마이너스 점수를 줘야 하고 이런 식의 사과는 안 하는 게 낫다"고 강조했다.


앞서 김 씨는 이날 서울 여의도 민주당 중앙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최근 불거진 의전 논란 등에 대해 사과했다. 그는 "저의 부족함으로 생긴 일들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김 씨는 "언론에서 보도되고 있는 배 모 사무관은 오랫동안 인연을 맺어온 사람"이라며 "오랜 인연인다 보니 때로는 여러 도움을 받았다. 공직자의 배우자로서 모든 점에 조심해야 하고 공과 사의 구분을 분명히 해야 했는데, 제가 많이 부족했다. 국민 여러분들께 특히 제보자 당사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대선후보의 배우자로서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었는데, 그분들에게 작은 희망이라도 드려야 하는데 오히려 근심을 드리게 됐다"며 "제가 져야 할 책임은 마땅히 지겠다. 수사와 감사를 통해 진실이 밝혀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선거 후에라도 제기된 의혹에 대해 성실하게 설명드리고 끝까지 책임을 질 것"이라며 "모두 제 불찰이고 부족함의 결과다. 앞으로 더 조심하고 더 경계하겠다"고 재차 사과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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