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장난감 제조사 마텔(MAT)이 시장 추정을 뛰어넘는 지난해 4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한편 올해 실적을 향한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마텔이 실적과 가이던스를 공개한 이후 시간외거래에서 주가가 11% 이상 뛰었다.
9일(현지시간) 마텔은 지난해 4분기 매출이 17억9500만달러, 순이익이 2억2600만달러로 집계됐다고 발표했다. 미 월스트리트의 매출 추정치(16억5000만달러)를 웃도는 수치였다. 마텔의 대표 상품인 바비, 폴리포켓의 저력이 발휘된 결과다. 코로나19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진 자녀를 위해 부모들이 장난감을 사주는 수요가 늘어났고 그 결과 마텔의 가격인상에도 큰 저항이 없었던 영향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마텔은 6분기 연속으로 월가의 이익 추정치를 뛰어넘는 결과를 내놓고 있다.
이날 마텔이 제시한 공격적인 가이던스가 투자심리를 더욱 자극했다. 마텔은 올해 매출이 지난해보다 8~10% 가량 늘어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조정 주당순이익(EPS)은 지난해 1.3달러에서 올해 1.42~1.48달러로 늘어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 마텔은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다고도 설명했다. 이에 이날 나스닥시장이 마감한 뒤 시간외거래에서 마텔 주가는 11.16% 상승했다.
마텔은 지난 1월 해즈브로를 누르고 월트디즈니의 겨울왕국 시리즈를 포함한 공주 캐릭터 장난감을 제조할 라이선스를 되찾았다. 월가에서는 월트디즈니 효과로 마텔이 연 3억~4억달러의 매출을 추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마텔은 또 닌텐도 등 게임회사들과 협력하는 한편 영화, TV 시리즈 제작에 뛰어들며 장기적인 성장 발판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그러나 제릭 존슨 BMO 애널리스트는 “인플레이션, 미 경기부양책 종료 등 거시적으로는 마텔 실적에 역풍으로 작용할 요소들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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