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유가에…美 민주당, 휘발유 연방세 일시 유예안 발의

입력 2022-02-10 10:56   수정 2022-02-26 00:02



미국 민주당 소속 상원의원들이 휘발유에 붙는 연방세를 올해 말까지 일시 유예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국제 유가가 7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으며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자 소비자 부담을 완화하겠다는 취지다. 미 중간선거가 다가오고 있는 만큼 의원들의 폭넓은 지지를 받을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오고 있다.

9일(현지시간) AP통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의 마크 켈리(애리조나주), 매기 하산(뉴햄프셔주) 상원의원들을 중심으로 '휘발유 연방세 경감 법안'이 발의됐다. 데비 스태버나우(미시간주)를 비롯한 민주당 상원의원 4명도 공동 발의자로 이름을 올렸다. 공화당 소속 상원의원들은 참여하지 않았다.

이번 법안의 핵심은 1갤런(약 3.78ℓ)당 18.4센트인 휘발유 연방세를 한시적으로 부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미국의 휘발유 연방세는 1993년 이후 현재까지 1갤런에 18.4센트로 고정돼 있다. 하지만 에너지 가격이 인플레이션의 주범으로 꼽히자 세금 부담을 줄여주겠다는 것이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현재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1갤런당 3.47달러로 한 달 전보다 17센트 올랐다. 작년과 비교하면 1달러나 인상됐다.

켈리 의원은 성명을 통해 "애리조나 주민들은 지난 몇 년 이래 가장 비싼 가격으로 기름값을 지불하고 있다"며 "직장과 학교에 가기 위해 연료를 채워야 하는 이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러면서 "연료에서 식료품까지 높아진 모든 비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애리조나 주민들을 돞기 위해 휘발유 연방세를 연말까지 유예해 기름값을 낮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법안이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발의된 것은 표심을 끌어모으기 위한 민주당의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미국 대통령 집권 2년차에 실시되는 중간선거에선 상원의원 3분의1, 하원의원 전원 등이 교체되는데 이번 법안을 주도한 켈리, 하산 상원의원은 재선에 도전한다. 미국 경제매체 포천은 "중간선거가 다가옴에 따라 휘발유 연방세 유예안은 어느 정도 폭넓은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AP통신은 "법제화를 위해선 힘겨운 싸움을 해야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현실화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20달러를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이날 CNBC에 따르면 영국 투자컨설팅 회사 인디펜던트스트래티지의 창업자 데이비드 로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경우 브렌트유는 배럴달 120달러를 넘어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방 국가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한 보복으로 원유 수출 금지 조치 등을 취할 경우 유가가 급등할 것이란 관측이다.

이날 4월물 브렌트유 가격은 전날 보다 0.62% 오른 배럴당 91.34달러를 기록했다. 올초 80달러 수준에 거래되던 브렌트유는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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