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침의 풍경] 사우디아라비아의 커피香

입력 2022-02-10 18:05   수정 2022-03-12 00:01

사우디아라비아 남서부 지잔 지역 한 농부의 두 손에 갓 딴 카왈라니 커피콩이 가득 담겨 있다. 붉은색이 도는 생커피콩에서 검은색 커피의 이미지가 선뜻 떠오르지 않는다.

지잔은 카왈라니 커피의 주산지로 널리 알려져 있다. 사우디에서 카왈라니 커피 원두는 허브의 한 종류인 카더멈, 향신료 사프란과 섞어 묽은 노란색 음료 형태로 음용된다.

사우디는 ‘모카커피’로 유명한 모카 항이 있는 예멘과 인접했고, 홍해를 경계로 아프리카 대륙의 유명 커피 산지 에티오피아를 마주 보고 있는 까닭에 예부터 커피 문화가 발달했다. 사막의 베두인족들도 ‘아라빅 커피’를 즐겼다.

20세기 이후 브라질, 콜롬비아 등 중남미 지역에서 대량 생산된 커피가 세계시장을 석권하면서 커피 중심지의 이미지는 옅어졌지만, 사우디인들은 여전히 ‘원조’라는 자부심이 높다. 사우디 정부는 2022년을 ‘사우디 커피의 해’로 정했다. 농부의 손에 담긴 원두가 어떤 결실을 이뤄낼지 궁금해진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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