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10일 LG생활건강의 면세점발(發) 실적 쇼크로 불안감은 더 커졌다. 화장품 기업들에 대한 보고서 제목은 주로 ‘어려운 중국’ ‘중국, 양날의 검’ ‘근간이 흔들린다’ 등 부정적인 제목 일색이었다. 이익 추정치와 목표주가는 줄줄이 하락했다.
이런 평가에도 화장품주는 2월부터 반등을 시작했다. 눈앞으로 다가온 리오프닝에 대한 희망에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면 중국 소비가 회복할 것이라는 기대까지 더해졌다. 대부분 코로나19 사태 이전 주가를 아직 회복하지 못하고 있는 만큼 저평가돼 있어 상승폭도 크다.
중국 정부는 성공적인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위해 코로나19 확진자가 한 명도 나오지 않는 ‘제로(0) 코로나’를 목표로 초강력 방역 정책을 유지했다. 이동 제한은 화장품주엔 악재다.
하지만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끝나는 2월 말을 계기로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이 변곡점을 맞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김경환 하나금융투자 중국·신흥국전략팀장은 “현지에서 내수 경기 부담이 매우 큰 상황에서 올림픽 이후 상징성과 역외 유입 등을 빌미로 방역 강도에 실질적인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며 “상반기 방역 강도 완화와 함께 소비 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KB, 유안타, 케이프투자증권은 아모레퍼시픽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수(buy)’로 상향 조정했다. 박신애 KB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 종식이 머지않은 가운데 지난 2년간 단행한 구조조정 효과에 힘입어 올해 2분기부터 턴어라운드가 본격화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아모레퍼시픽은 구조조정의 마지막 구간을 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중국이 3월 양회를 앞두고 방역정책을 선회한다면 시장의 색깔은 중국 관련 소비주 쪽으로 더 움직일 것”이라며 “중국뿐만이 아니더라도 코로나19 종식에 가까워질수록 화장품, 의류 소비는 늘어날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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