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미국 물가상승률이 예상을 웃돌아 현지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이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진 영향으로 11일 장 초반 1% 넘는 급락세를 보이고 있다.
이날 오전 9시11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 대비 21.44포인ㅌ느(0.77%) 내린 2750.49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피는 전장보다 32.79포인트 낮은 2739.14로 거래를 시작한 뒤 낙폭 축소를 시도하고 있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441억원 어치와 185억원 어치의 주식을 사고 있고, 기관은 637억원 어치를 파는 중이다. 프로그램 매매는 180억원 매도 우위다.
기관의 매도세는 지난달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의 전년 동월 대비 상승률이 월스트리트가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7.2%)보다 높은 7.5%로 나왔고, 이에 따라 미 국채 10년물 금리도 2%를 돌파한 영향으로 보인다.
같은 이유로 10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 대비 526.47포인트(1.47%) 떨어진 35,241.59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83.10포인트(1.81%) 하락한 4,504.08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304.73포인트(2.10%) 밀린 14,185.64에 각각 거래를 마쳤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1월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계절 조정 기준 전월 대비 0.6%, 전년 동월 대비 7.5% 상승했다. 1982년 2월 이후 최고치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인 전월 대비 0.4% 상승, 전년 동월 대비 7.2% 상승을 모두 웃돌았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곡물을 제외한 근원 CPI도 전년 대비 6.0% 올랐다. 역시 1982년 8월 이후 최대폭이다.
CPI가 발표되자 당장 미 국채 10년물 금리가 들썩였다. 전일 대비 10bp가량이 튀어 올라 단숨에 연 2%를 넘어섰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는 20bp가량 폭등하며 1.51%까지 올라섰다.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다. 미 국채 단기물의 금리는 미국 중앙은행(연방준비제도·Fed)의 기준금리 결정에 대한 시장의 예상을 나타낸다.
미 금리선물 시장은 연준이 3월에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할 가능성을 장중 최대 90% 이상 반영했다. 월가의 공포지수로 불리는 변동성지수는 장중 20% 이상 급등했다.
대표적인 비둘기파(통화 완화정책 선호론자)로 꼽히다가 작년부터 매파(통화 긴축 정책 선호론자)로 변신한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오는 7월1일까지 기준금리를 100bp가량 인상하는 걸 선호한다고 밝혀 시장의 긴축 공포를 부추겼다.
그는 "3월에도 50bp를 선호하지만 제롬 파월 미 연준 의장에 따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의 주요 업종 중에서는 의료정밀과 철강·금속만 오르고 있다. 하락 업종 중에서는 의약품, 전기가스업, 보험, 은행, 운송장비 등의 낙폭이 큰 편이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SK하이닉스가 2% 넘게 오르고 있다. 일본에 있는 웨스턴디지털·키옥시아 공장이 오염으로 생산 차질을 빚게 됐다는 소식의 영향으로 보인다.
전일 급락세를 보였던 LG에너지솔루션도 1% 넘게 상승하고 있다.
반면 삼성바이오로직스, 삼성SDI, 현대차, 네이버(NAVER), 카카오, 기아 등은 1~3%대 하락하는 중이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7.66포인트(0.86%) 내린 888.02에 거래되고 있다. 이 시장에서는 외국인이 264억원 어치 주식을 사는 가운데, 기관과 개인은 각각 223억원 어치와 34억원 어치를 팔고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은 모두 내리고 있다. 특히 위메이드, 엘앤에프의 낙폭이 각각 5%대와 4%대로 크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4.30원(0.36%) 오른 달러당 1200.8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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