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자회사인 미국 전장기업 하만은 독일의 증강현실(AR) 헤드업디스플레이(HUD)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 '아포스테라'를 인수했다고 11일 밝혔다.
2017년 설립된 아포스테라는 자동차용 헤드업 디스플레이, 내비게이션 업체 등에 AR 솔루션을 제공하는 기업이다. AR 솔루션은 현실 세계에 가상 이미지를 보여주는 AR, 영상처리, 센서 기술들을 통해 기존 시스템에 한층 진화된 편의성과 사용자 경험을 제공한다.
아포스테라의 솔루션은 하만의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디지털화된 자동차 운전 공간) 제품에 적용돼 실제 세계와 디지털 세계를 연결해 주는 역할을 하면서 하만의 전장용 제품 포트폴리오를 강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디지털 콕핏은 일반적으로 비행기 조종석을 의미하지만, 승용차 1열에 위치한 운전석 및 조수석 전방 영역을 통칭하는 용어로도 사용된다.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 및 오디오 등의 차량 운전 편의 장치가 디지털 전장 제품으로 교체되는 추세로, 디지털 전장 제품으로만 구성된 운전석 및 조수석 전방 영역을 '디지털 콕핏'이라 부르기도 한다.
크리스티안 소봇카(Christian Sobottka) 하만 오토모티브 사업부장은 "하만은 항상 차량 내에서의 새로운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해 왔다"며 "아포스테라 AR 솔루션은 차량 내 물리적인 환경과 AR을 끊임없이 연결해 소비자들은 차량 내 모든 디스플레이에서 보다 풍부한 AR 경험을 느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2017년 3월 인수한 하만은 반도체 공급난, 물류 대란 등 경영환경 악재 속에서도 지난해 최고 실적을 올렸다.
하만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6000억원으로 삼성전자에 인수된 이후 최고치다. 기존 최고 영업이익 기록인 코로나19 이전 2019년 3200억원의 약 2배에 달하는 수치다.
하만은 고속성장하는 커넥티드카용 전장시장, 특히 '차량 내 경험(In-CabinExperience)' 시장에서 아포스테라 인수 등을 통해 글로벌 선두기업으로서의 위상을 굳힐 것으로 보인다. 차량 내 경험 시장이란 디지털 콕핏, 카오디오, 헤드업 디스플레이를 포함한 차량용 디스플레이, 운전자 모니터링 등 탑승객 편의를 위한 기술이나 솔루션을 의미한다.
하만은 지난해 유럽과 북미 등 지역의 주요 완성차 업체들로부터 대형 수주를 획득하며 최대 수주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차세대 '차량 내 경험'의 핵심 기술인 디지털 콕핏 중심으로 수주를 이뤄냈다.
하만은 삼성전자의 정보디궁(IT)·가전 기술과 자체 전장 기술을 융합한 프리미엄 디지털 콕핏을 2017년부터 공동 개발해 왔다.
하만은 카오디오 솔루션 1위로서 삼성과 오디오 분야 시지를 가속화할 계획이다. 작년에 출시된 제네시스 GV60과 올해 출시된 G90에 하만의 뱅앤울룹슨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기도 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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