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핵심을 비껴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는 김혜경 씨의 사과를 두고 "내용을 잘 모르니 포괄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하거나, "저도 아플 때 제 약을 저희 비서가 사다 줄 때가 있다"고 말하는 등 '과잉 의전' 논란을 계속해서 옹호하고 있다.
송 대표는 지난 10일 TV 조선 '뉴스9'에 출연해 "김 씨 건이 상당히 곤혹스러웠는데 직접 나와 잘 사과를 했다고 생각한다"며 "(의혹들을) 다 잘 해결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씨의 사과에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왜냐하면 내용을 본인 자신도 잘 모르지 않겠느냐"며 "(언론사에 제보한) 7급 공무원이 했던 내용을 잘 몰라서 아마 포괄적으로 사과할 수밖에 없지 않았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송 대표는 지난 7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도 김 씨를 적극적으로 옹호했다. 그는 "저도 제 비서가 당 대표, 판공비 카드 외 정치 자금 관련 카드를 다 갖고 있고, 어떻게 쓰는지를 알 수 없다"며 "이런 문제를 가지고 이미 이 후보와 김 씨가 사과했는데 계속 가짜뉴스를 만드는 건 너무 지나친 면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소고기, 샐러드, 초밥 등을 김 씨가 먹었을 것 아닌가. 그럼 이게 왜 집으로 배달된 것인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는 "저도 한번 경기도지사 공관에 초대를 받고 가봤다"며 "그 공관에 여러 모임과 회의에서 손님을 초대해 식사하는 업무가 있다. (공인을 초대해 먹기 위한 음식으로) 알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제보자의 의도성에 관해 의심하는 목소리는 어찌 생각하느냐'는 물음에도 "일일이 다 녹음하고, 처음부터 뭔가 억울한 점이 있어서 그랬는지 잘 이해가 안 되는 면이 있다"며 "저도 아플 때 약을 제 비서가 사다 줄 때가 있다"고 답했다.
앞서 김 씨는 지난 9일 서울 여의도 민주당사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저의 부족함으로 생긴 일들에 대해 국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국민 여러분께, 특히 제보자 당사자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하지만 과잉 의전 논란을 폭로한 제보자 A 씨는 김 씨의 사과 이후 "진정성이 느껴지지도, 본질을 관통하지도 못한 기자회견"이라며 "'법카 유용을 어디까지 인정하는지', '그 많은 양의 음식은 누가 먹었는지' 기자들을 대신해 되묻고 싶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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