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 몰래 투자했는데 3000만원 손실"…맘카페도 '패닉' [박의명의 불개미 구조대]

입력 2022-02-12 09:00  


서울에서 대기업을 다니는 30대 A씨는 2020년 10월말 주식에 입문했습니다. 4달 전 받은 주택담보대출을 조금이라도 빨리 상환하기 위해서입니다. 1년 6개월이 흐른 지금 그가 5억5000만원에 구입했던 도봉구 소재 아파트는 7억5000만원이 됐습니다.

양도소득세 면제 요건(실거주 2년)이 충족되는 오는 6월 A씨는 마용성으로 갈아탈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그런데 주식에 수천만원이 묶이면서 목표하는 지역에 못 갈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최근 A씨와 같은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11일 개인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키움증권의 종목별 보유 계좌수를 조사한 결과 보유 상위 종목 30개 가운데 24개가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었습니다. 보유 1위 삼성전자는 본전(-0.09%) 수준이지만 대부분 종목은 매수가 대비 20~30%의 손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손실이 불어난 건 주식시장이 급락세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작년 6월 3300까지 올랐던 코스피지수는 연초 2700선까지 떨어지고 회복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매도가 급증하면서 개인들이 주로 투자한 종목들이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카카오(-19.9%), 카카오뱅크(-28.5%), 셀트리온(-33.3%), 셀트리온헬스케어(-41.3%), SK바이오사이언스(-26.8%) 등 개미 단골 종목은 매수가 대비 손실이 20~40%에 육박합니다. 반대매매를 당한 투자자들은 손실이 50%가 넘는 경우도 많습니다.

손실이 불어나면서 계획했던 투자를 못 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주식으로 5000만원의 손실을 보고 있다고 소개한 한 투자자는 “주식으로 테슬라 공짜로 타는 게 목표였는데 이제는 본전이라도 건지길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투기과열지역에 1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한 네티즌은 “부동산 경매를 하려고 했는데 주식에 1억원이 물려버렸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을 믿고 투자했다가 큰 손실을 본 사례도 있습니다. 전기차 업체 루시드와 ‘울트라프로 QQQ ETF’를 보유하고 있는 한 투자자는 “자산이 부동산만 있어서 주식을 시작했는데 1억 손실을 보고 있다. 이를 악물고 1년 버틸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30~40대 기혼 여성들이 주로 활동하는 맘카페는 패닉에 빠졌습니다. 과거 육아와 부동산 관련 글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주식에 대한 글이 자주 올라오고 있습니다. 주로 손을 쓸 수 없을 정도로 손실이 불어났다는 내용입니다.

국내 최대 여성커뮤니티 레몬테라스에서 활동하는 한 투자자는 “주식으로 1억원 넘게 손실을 보고 정신과를 다니고 있다. 약 먹고 상담하니 좀 나아지는 듯하지만 불쑥불쑥 생각이 올라올 때가 있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글에는 공감과 위로를 보내는 댓글이 20여개가 넘게 달렸습니다. 주식으로 2000~5000만원 손해를 본 사례가 주를 이뤘지만, 주식 때문에 분양받은 아파트 중도금을 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답글도 달렸습니다.

남편 몰래 마련한 ‘비자금’이 묶여버린 사례도 있습니다. 한 레몬테라스 회원은 “비자금을 삼성전자와 HMM에 8:2 비중으로 투자했는데 3000만원 손실을 보고 있다”며 “작년에 주식을 다 팔고 에르메스 가방을 사지 않은 게 후회된다”고 말했습니다.

47만명의 회원을 보유한 맘이베베 카페 회원은 “전재산을 투자했는데 1000만원 손실을 보고 있다. 그냥 묻어두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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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의명 기자 uimy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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