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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 바이낸스가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의 2대 주주가 된다. 가상자산이 실제 세계에서 영향력을 확대해나가는 것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낸스는 “포브스와 합병 예정인 기업인수목적회사(SPAC·스팩) 매그넘오프스에 2억달러(약 24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포브스는 매그넘오프스와의 합병을 통해 올해 1분기 미국 뉴욕증권거래소에 우회상장할 계획이다. 바이낸스는 포브스가 지난해 8월 발표한 기관투자가 약정금액 총 4억달러 중 절반을 맡기로 했다. 이를 통해 포브스의 2대 주주가 된다. 또 이사회 9석 중 2석을 차지할 예정이다.
포브스는 기고글 위주의 디지털 출판 모델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세계 부자 순위를 집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1917년 금융 칼럼니스트인 B C 포브스와 월터 드레이가 공동 창간한 이후 104년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현재는 포브스의 손자 스티브 포브스가 편집장을 맡고 있다. 홍콩에 기반을 둔 웨일미디어가 2014년 포브스 지분 95%를 4억7500만달러에 사들인 뒤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바이낸스는 중국계 캐나다인인 창펑자오가 2017년 홍콩에 설립한 암호화폐거래소다. 회원 수 기준으로 세계 최대 규모다.
CNBC는 “암호화폐 관련 기업들이 거래소에 상장하거나 슈퍼볼 등 스포츠 경기를 후원하고 유명 연예인들의 방송 광고에 등장하면서 주류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런 가운데 전통적인 미디어 자산에 대한 투자까지 나선 것”이라고 했다. 또 “콘텐츠 생산이 웹3.0 발전의 성장 영역이 될 것이란 창펑자오 최고경영자(CEO)의 신념을 엿볼 수 있는 거래”라고 분석했다. 웹3.0이란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데이터가 분산화돼 저장되고 데이터에 대한 소유권을 개인이 통제할 수 있는 차세대 인터넷 환경을 뜻한다.
바이낸스 전략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포브스 지분 인수는 웹3.0 기반 툴을 채택하는 데 있어 잠재력이 매우 큰 시장에 진입한 첫걸음”이라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에 따르면 바이낸스는 미디어 및 콘텐츠 플랫폼 세 곳가량에 접촉해 투자를 검토하던 중 회사 매각 등 여러 옵션을 저울질하던 포브스를 최종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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