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은 13일 김 회장의 ‘국회 카페’ 수익금 횡령 의혹과 관련해 이같이 주장했다. 강 의원은 “관련자 문책과 더불어 국회사무처에 대한 감사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보훈처는 광복회의 국회 카페 사업과 관련한 비위에 대해 지난 10일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보훈처 감사 결과 광복회는 이 사업 과정에서 비자금 6100만원을 조성한 것으로 드러났다. 독립유공자 후손 장학사업에 쓰여야 할 돈이 김 회장의 한복·양복 구입과 안마·이발 등에 사용되고, 일부는 김 회장의 개인 통장에 입금된 것으로 조사됐다.
광복회 역사상 전대미문의 비위는 ‘국회가 깔아 준 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강 의원이 국회사무처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17년 6월 소통관 건축이 확정됐을 당시 외부 카페 설치 계획은 없었다. 이후 국회후생복지위원회는 2020년 4월 갑작스럽게 ‘야외 카페 설치’와 ‘광복회의 카페 운영’을 결정했다. 그러면서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에 근거해 3년간 카페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광복회와 수의계약을 맺었다. 카페는 복지사업으로 보기 어려워 국가유공자단체법을 적용하기 힘들다고 한 보훈처의 판단과 배치되는 계약이었다.
국가유공자단체법상 보훈단체는 수익사업을 하기 전 보훈처의 승인을 받도록 돼 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광복회는 수익사업을 신청하기 전인 2020년 5월 카페 개소식을 하고 5개월간 승인 없이 카페를 운영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김 회장은 임기 내내 편향적인 역사관과 노골적인 친여 행보로 비판을 받아왔다. 고등학생을 상대로 한 강의에서 ‘미군은 점령군, 소련군은 해방군’이라고 언급하는가 하면, 애국가를 부정하고 고(故) 백선엽 장군을 ‘사형감’이라고 매도하기도 했다. 여권 인사들이 수뇌부로 있는 국회사무처가 이런 김 회장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김 회장은 카페 개소식에서 당시 국회 사무총장으로서 참석한 유인태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각별히 감사의 뜻을 전했다.
김 회장은 “보훈처가 편향된 자료를 발표했다”며 사퇴를 거부하고 있다. 이러다간 오는 3·1절 기념식에서 ‘비리 광복회장’이 독립선언문을 낭독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판이다. 후손에 부끄러운 역사가 쓰이고 있는 상황에 국회사무처의 책임이 과연 없을까. 수사를 맡은 경찰과 국회사무처 감사권을 쥔 감사원이 서둘러 규명해야 할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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