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비이자부문 역량과 대규모 대손충당금 환입이 이 같은 격차의 주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4대 금융그룹 이자이익은 1735억달러로 전년보다 4.4% 감소했지만, 비이자이익은 1876억달러로 전년에 비해 9.2% 늘었다. 전 세계를 대상으로 투자은행(IB) 및 자산관리(WM) 비즈니스를 펼치는 미국 은행들의 수수료 이익은 전년 대비 15.4%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대손충당금 환입에 따른 이익 개선 효과도 컸다. 미국 4대 금융그룹은 2020년 코로나19 위기에 대비해 막대한 대손충당금(순증액 604억달러)을 쌓았다. 하지만 지난해 예상보다 실물 경기가 나쁘지 않아 한 해 동안 218억달러 규모의 충당금 순환입(증가액-환입액)이 발생했고, 이는 이익에 곧바로 반영됐다. 그 결과 미국 4대 금융그룹의 수익성 지표인 총자산이익률(ROA)은 전년 대비 0.54%포인트 높아진 1.12%에 달했다. JP모간의 ROA는 1.36%로 KB금융(0.69%), 신한금융(0.66%)의 두 배 수준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 금융그룹도 코로나19 위기가 대규모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충당금 추가 적립을 요구하는 금융당국 탓에 미국처럼 대규모 환입이 불가능한 게 사실”이라고 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웰스파고의 주택담보대출 수수료 수익이 41% 늘었고, 지난 수년간 벌인 벤처캐피털(VC)과 사모펀드(PE) 투자에서 결실을 거둔 게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미국 은행들은 주택담보대출을 내줄 때 대출 원금의 2%에 달하는 거래 수수료를 부과하고, 담보인정비율(LTV) 80%를 넘는 차주에게 보증보험료(PMI)까지 내도록 하고 있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은행들도 건전성 관리와 체질 개선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한편 수수료 기반의 비이자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대훈 기자 daep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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