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북 강경파' 펜스 만나 "韓·美동맹 강화"

입력 2022-02-13 18:10   수정 2022-02-14 01:21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13일 ‘대북 강경파’ 마이크 펜스 전 미국 부통령과 만나 안보 문제를 논의했다.

윤 후보는 이날 서울 잠실동 시그니엘호텔에서 펜스 전 부통령과 30분가량 회동하면서 한·미 동맹 강화와 대북 문제 현안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대화에서 펜스 전 부통령이 최근 미사일 도발 등 북한의 위협적 행동에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윤 후보는 “대통령이 되면 안보, 첨단기술, 국제협력 등을 비롯한 동맹 강화에 더 노력할 것”이라고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두 사람 간에 한·미 동맹 강화에 대한 의견이 일치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 후보는 비공개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 비핵화를 비롯해 우리 안보와 한·미 협력에 관한 그런 이야기들을 좀 나눴다”고 했다. 그는 ‘북한의 인권이나 납북자 문제에 관해서도 이야기했나’라는 질문에 “원론적인 이야기를 좀 많이 하다 보니 개인적인 이야기를 많이 하고 그랬다”며 “펜스 전 부통령의 부친이 6·25 참전용사이고 훈장까지 받은 분이라 그런 이야기를 하다 보니 거기까지는 못했다”고 답했다.

펜스 전 부통령의 부친 에드워드 펜스는 6·25전쟁 참전 당시 경기 연천에서 벌어진 ‘폭찹힐 전투’에서 사투를 벌였다. 그는 이 공로를 인정받아 1953년 4월 브론즈 스타 메달(동성훈장)을 받았다.

윤 후보는 이날 독실한 기독교 신자로 알려진 펜스 전 부통령에게 면담 전 ‘기도’를 제안하기도 했다. 펜스 전 부통령은 “(많은) 회의를 가봤지만, 기도로 시작하는 것은 처음이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과의 ‘원칙 있는 대화’를 강조하며 “인권 문제에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밝혀온 윤 후보가 펜스 전 부통령과의 만남을 통해 보수 결집을 노렸다는 해석이 나온다. 펜스 전 부통령은 2017~2021년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함께 부통령직을 수행한 대표적인 ‘대북 강경파’ 인사다.

당초 언론에 공개될 예정이었던 회동은 막판에 펜스 전 부통령 측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전환됐다. 이 자리에는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글로벌비전위원장인 박진 의원, 외교부 차관 출신으로 당 글로벌비전위원회 부위원장을 맡고 있는 조태용 의원과 윤석열 캠프 외교안보정책본부장인 김성한 전 외교부 차관 등도 함께 배석했다.

성상훈 기자 upho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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